▲ 하남유니온파크의 대규모 자원순환처리시설은 하수처리와 소각은 물론 음식물·재활용폐기물 처리 등 4가지 시설을 지하화 한 국내 최초의 통합처리시설이다. 임경훈 기자  
 
   
 
  ▲ 하늘 높이 뻗은 높이 105m 높이의 쓰레기 소각장 굴뚝을 전망대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미사리 조정경기장부터 멀리 남산타워까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뷰를 선사하고 있다.  
 
   
 
  ▲ 하남유니온파크는 환경기초시설 현대화 및 공원조성사업으로 조성돼 하수처리시설 등을 비롯한 공원화시설, 주민편익시설이 들어서있다. 사진은 하남유니온 타워에서 바라본 유니온파크 전경. 임경훈 기자  
 
   
 
  ▲ 하남유니온파크 자원시설팀 임국남 팀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원회수화시설의 지속성과 가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경훈 기자  
 

도시와 폐기물시설의 공존은 적어도 국내에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산업개발과정에서 환경 정책이 부재했던 이미지가 강하고 뒤늦게 친환경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이나 인근 국가들과 비교하면 환경규제가 턱없이 낮은 상황이다. 공단이나 폐기물처리장 인근에만 가도 악취,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남시에 세워진 폐기물 회수 시설인 유니온파크의 주변은 대규모 신축 아파트단지와 공원, 각종 체육시설 등이 자리하고 있다. 심지어 부동산 시세도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운영 이후 전국 각지에서 시설벤치마킹을 위해 발걸음 하고 있다. ‘산업수도 울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폐기물처리 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하남유니온파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혐오시설 이미지 탈피한 지역 랜드마크 하남 유니온파크
하남유니온파크는 환경기초시설 현대화 및 공원조성사업으로 조성됐다. 부지 7만9,057㎡ 면적에 하수처리시설, 폐기물처리시설, 공원화시설(산책로·물놀이시설·생태연못·잔디광장·하남유니온타워) 등이 조성돼 있고 다목적 체육관, 테니스장, 농구장, 풋살장, 족구장, 게이트볼장 등의 주민편익시설도 들어서있다.
공원화 시설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하남유니온타워다. 하늘 높이 뻗은 높이 105m(아파트 35층 높이)의 타워 최상층부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미사리 조정경기장부터 멀리 남산타워까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 한가운데 놓인 이 전망대는 단순히 관광시설처럼 보이지만 지하에 조성된 환경기초시설에서 쓰레기를 소각하고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면서 발생하는 냄새를 재처리해 내보내는 ‘굴뚝’이다.
공원화시설과 주민편익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인근주민들이 몰리는 것은 물론 시설벤치마킹을 위해 외부 방문객의 발걸음도 상당하다. 2014년 공원 개장 이후 취재진이 방문한 올해 7월 중순까지 180만명이 방문했으며, 한주간 물놀이장 방문자 수만 1,200명에 달했다.
주변 인프라도 점차 개발되면서 하남유니온파크는 하남시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인근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 분양은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많고, 인근에는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등 문화쇼핑타운이 형성돼 성업 중이다.

#국내 최초의 하수·폐기물 통합처리시설
총 사업비 3,031억이 투입된 대규모 자원순환처리시설인 하남유니온파크는 하수처리와 소각은 물론 음식물·재활용폐기물 처리까지 4가지 시설이 함께 조성된 국내 최초의 통합처리시설이다.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기 전 시설이 완공됐고 택지개발 주체인 건설사들이 대부분을 부담해 국고 지원 없이 시비 일부 부담으로 조성됐다.
환경기초시설은 공원아래 지하 25m(아파트 8층 높이)에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공기 중 염화수소,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황산화물, 먼지 등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환경부에 전송돼 모니터링된다.
하수처리시설에서는 일평균 3만2,000t의 하수를 처리하며 정화된 하수는 한강(잠실수중보 하류)으로 방류한다. 일평균 11만t의 오수가 중계펌프장을 거치며, 하수처리 후 건조하는 슬러지는 60t에 달한다.
폐기물처리시설에서는 일평균 48t을 소각하고 음식물자원화시설에서는 80t, 재활용품선별시설에서는 50t, 생활폐기물압축시설에서는 60t의 폐기물이 처리되고 있다.

#주민혐오시설 탈피 생각보다 단순하다
폐기물처리, 하수정화시설 등 주민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시설은 입지선정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힌다. 생활권 침해는 물론, 주변환경에 영향을 끼쳐 소위 ‘땅 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도 크다.
그런데 이에 대해 자원시설팀 임국남 팀장은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라고 전했다. 눈에 안보이고 냄새 안나면 주민들도 별다른 불만이 없다는 것이다. 지하에 시설이 조성돼 있다 보니 주민들이 생활하는 지상은 주민편익시설만 있고, 어떠한 악취도 없었다.
지하1층에 위치한 재활용선별시설에서도 별다른 악취가 느껴지지 않았다. 바람과 빛, 자석을 이용해 종이와 플라스틱, 비닐, 캔 등을 분류하는 시설인데, 작업대 위에는 악취 포집기가 매달려 있었다.
한 층 더 내려가면 악취가 가장 심한 음식물처리시설이 있는데, 에어커튼으로 악취가 퍼져나가는걸 막고 있어 공간별로 느껴지는 악취의 정도가 달랐다. 처리시설 천장에는 노란색 배관이 촘촘히 연결돼 빨아들인 냄새를 모아 물이나 약품, 불을 이용해 냄새를 희석시켜 기준치 이하의 공기를 굴뚝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임 팀장은 “주민불편 없는 도심 속 자원순환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3,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됐지만 시설이 가지는 지속성과 가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지속가능한 에너지사용과 환경오염관리가 시대적 화두인 교육적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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