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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라인' 2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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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9.10.0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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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엔 ‘물컵 갑질’로 시작된 한진그룹 총수 일가 문제로 석 달 가까이 떠들썩했다. 광고 대행사 직원에게 음료수를 뿌린 작은 딸 얘기로 시작해, 공사장 관계자 뺨을 때리는 부인 동영상이 공개됐다. 큰 딸은 이미 ‘땅콩 회항’으로 사고를 친 전력이 있었다. 검찰·경찰이 작은 딸, 부인, 회장까지 모조리 감옥에 보내겠다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뒤질세라 관세청, 출입국 당국, 국토부, 교육부, 공정위, 복지부까지 ‘손 봐 주겠다’며 달려들었다. 
2018년 7월 초까지 압수수색 11차례, 구속영장 4차례, 큰딸까지 포함해 총수 가족이 포토라인에 선 것만 9차례였다. 부인 혼자서 출입국 당국과 경찰에 5번 불려갔다. 아들도 20년 전 대학 편입 문제로 조사를 받았다. 일가족 일망타진 모습이었다. 
‘갑질 재벌’을 감옥에 가두면 대중(大衆)의 공분(公憤)을 풀어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포토라인에 서서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성실히 조사 받겠다’는 것을 보면서 통쾌했다는 반응도 적잖았다. 
그러나 법적 책임은 다른 문제다. 법에 정해진 혐의가 입증돼야 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법치가 아니다. 결국 회장 영장을 법원이 기각했고, 검·경이 신청한 영장들이 줄줄이 기각됐다. 
검찰은 조국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 교수를 비공개 소환한 데 비판에 제기되자 앞으로는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공개소환이 사라진 것은 검찰 창설 이후 70여년 만이다. 1993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취재진의 TV카메라에 부딪혀 부상당하자 생긴 ‘포토라인’도 2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법조계는 해묵은 개혁과제가 풀렸다며 환영하고 있다. 피의자가 포토라인에 서면 수사를 받기도 전에 유죄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있다. 검찰도 피의자 압박 카드로 이를 활용해 왔다. 
하지만 공개 소환 관행 폐지에 따른 ‘1호 수혜자’가 조국 장관 부인이다. 지난해 초부터 검찰개혁의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 공개소환 폐지를 하필 조국 법무장관 의혹수사가 벌어진 시점에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은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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