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후 성명 발표하는 김명길 연합뉴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6일(모스크바 시간) 미국 측이 기대한 대로 2주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스톡홀름 북미 실무 협상 뒤 중국 베이징을 통해 귀국하기에 앞서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한 김 대사는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의 환승 구역에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 일행과 함께 비행한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2주 내에 스톡홀름에서 북미 협상 대표가 다시 만날 가능성과 관련 "판문점 수뇌 상봉(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6월말 '판문점 회동') 이후 지금까지 90여일이 지나갔다. 그동안에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미국 측이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 나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짧은 2주일 동안에 어떻게 세계적 관심에 부응하는 그런 새로운 셈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건지 매우 의심된다"면서 단기간 내 협상 재개 가능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과 같은 역스러운(역겨운) 회담이 다시 진행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측이나 스웨덴 측과 2주 후 재협상에 대해 얘기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전날 스톡홀름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회담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면서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전했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 대사의 성명 발표 후 3시간여만에 내놓은 발표에서 김 대사의 결렬 선언과 관련,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한 스웨덴 측이 자국에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으로 초청을 했으며, 미국은 이를 수락한 뒤 북측에도 수락할 것을 제안했다는 뒷얘기를 소개했다.

한편 이날 오후 스톡홀름-모스크바 노선을 운항한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을 이용해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한 김 대사 일행은 공항 밖으로 나오지 않고 환승 구역에서 머물다 중국 '에어 차이나' 항공편으로 갈아타고 베이징으로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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