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폭발·화재가 발생한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 실린 화물을 타 선박으로 옮기는 작업이 사고 현장인 염포부두서 진행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내비쳤다.
9일 만난 시민들은 염포부두에서 환적작업이 이뤄진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염포부두 인근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김모(26)씨는 “폭발사고가 당시 조짐을 보인 것도 아니고 갑자기 크게 불기둥이 솟아올랐는데 또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냐”며 “지난번에 사고난 배에서 연기가 나서 모두 귀가조취 한 적도 있었다”며 불안감을 내보였다.
울산대교를 타고 출퇴근 한다는 이모(53)씨는 “울산대교를 덮친 불기둥을 보고 너무 무서웠다”며 “만약 염포부두서 그대로 환적을 진행하면 혹시나 또 그때 사고가 재연되지 않을까 무섭다”고 말했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지난 8일 선주 측과 사고 관련 유관기관 및 업·단체 관계자들 회의 끝에 염포부두서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안에 적재된 14종의 화학물질 2만7,000t가량을 타 선박으로 옮기는 환적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 화물을 옮기는 장소를 염포부두가 아닌 울산신항 남방파제 환적 전용부두가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스톨트 그로이란드’호 동력이 끊긴 상태라 육상에서 동력을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육지와 이어져 있지 않은 환적 전용부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다.
또 화재 등이 발생했을 때 환적 전용부두는 해상에서만 진화 작업을 할 수 있어 접근성이 낮아 염포부두로 확정됐다.
선주 측은 화물 시료채취 분석 결과 물질은 모두 안정화 상태고 현재 발란스탱크에서 화학물질이 경미하게 측정되고 있지만 환적시 이 공간을 폐쇄해 안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선주 측은 환적 시 화물의 위험도나 선박내 화물 위치를 고려해 계획된 순서로 시행할 예정이다.
환적은 울산해상하역에서 맡아 진행하고, 외각에 있는 물질부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 있는 물질을 옮겨 받을 스톨트 사가랜드(stolt sagaland, 2만 5,884t급·케이맨제도 선적)호에 대해서도 11일 울산항에 들어오는 대로 선박 안전 상태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유관기관인 울산소방, 해경, 울산항만청 등은 환적이 들어가면 CCTV를 관찰하거나 현장 순찰을 돌며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출동할 방침이다.
울산해수청 관계자는 “선주측도 유관기관도 확인을 했는데 화학물질들은 현재 안전한 상태고 선주측은 환적시 제2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마련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해하고 있는게 지난달에 일어난 폭발사고는 환적시에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며 “환적을 할 때 사고가 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폭발당시 불기둥이 울산대교를 넘어가면서 울산대교에 대한 우려의 이야기도 나왔다.
이에 유상준 울산해수청장은 “통제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생길 수 있어 시와 협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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