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으로 휴대 전화의 자판을 빠르게 칠 수 있는 사람을 ‘엄지족’이라고 한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정보를 검색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모바일 쇼핑을 즐긴다. 아마도 일부 노년층까지 포함 우리나라 국민들 대부분에 해당되는 말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엄지족’ 후예답게 유아기 때부터 부모들의 휴대폰이나 태블릿PC에 익숙해지는 환경에서 커간다. 주로 게임 등을 위해 쓰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을 활용한 디지털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인터넷을 활용한 교육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디지털 기기들이 홀대받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은 ‘압수’ 품목 취급을 받고 있고,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은 선생님의 ‘감시’ 속에서만 가능한 게 현실이다. 사회는 급격하게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학교 현장은 아직도 책과 노트, 연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울산교육청이 학생중심수업 실천과제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에 관심을 가지고 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주목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새로운 지식을 미디어로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비주얼씽킹 수업, 학생 주도의 단원 정리 애니메이션 제작,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술 수업, 디지털 토론 및 포트폴리오 구성 수업도 이뤄진다고 한다.

인공지능과 증강현실로 대별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우리 교실은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학교 현장의 디지털 교육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중국에서 조차도 가히 혁명에 가까운 미래학교가 운영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교육당국과 수요자 모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언론보도를 보니 중국의 한 실험초등학교에서는 인공지능을 갖춘 스마트 아이(Eye)가 수업현장을 함께한다. 아이들의 행동과 표정을 기록해 수업 분위기를 파악하고, 교사의 말이 전자 칠판에 글자로 흐른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은 QR코드를 긁는 것으로 수업내용을 복습한다.학생들의 시험지를 머신러닝 소프트웨어가 대신하는 실험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 기술로 만든 이 스마트교실은 올 2월 현재 22개 성 4000여개 학교에 보급됐다고 한다.

엄지족 아이들을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키우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된다. 울산교육청은 디지털을 교육 현장에 활용하는 속도를 더욱 높여야겠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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