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대왕암공원내 울기등대 모습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의 상징적인 관광명소인 '울기등대'의 담장과 철문을 철거하자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대왕암공원의 들레길이 정비되고, 인근에 캠핑장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는데도 '울기등대'의 접근성이 떨어져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의회 등 개방요구 잇따라
울산 동구의회는 17일 열린 임시회에서 ‘울기등대 담장 철거 및 개방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을 제안한 김수종 의원은 “시간을 지정해 울기등대를 개방하고 있지만, 담장과 철제 대문이 대왕암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위압감을 줘 입구에서 기웃거리다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울산해양청이 2014년부터 지역특화사업의 일환으로 편의시설과 숙박시설을 활용한 체험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나 실상은 허울뿐”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도 개방 확대 목소리를 높였다.
동구 대왕암지킴이회도 이날 오전 동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해양지방수산청에 ‘울산 대왕암 공원 내 울기등대 담장 철거’를 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들은 △울기등대를 개방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울기등대 출입문을 주변 시설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개선할 것 등을 요구했다.
동구 지역의 오래되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울기등대를 대왕암공원의 멋진 경관과 연계해 관광 상품화 한다면 큰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왕암지킴이회는 “유인등대(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등대)로 전면 개방이 어렵다면 출입문을 추가로 2~3개 정도 설치하는 방향이라도 고려해 달라”며 “대왕암공원과 울기등대 연계로 시너지효과가 발휘돼 지역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게 긍정적으로 검토 바란다”고 요청했다.

# 국가시설 상시개방 어려워
하지만 국가보안시설인 등대를 상시 개방하는 것은 어렵다는 게 등대를 관리하는 울산해양수산청의 입장이다. 울산해양수산청은 지난 6월 동구청으로부터 울기등대 주변 담장과 철문 철거를 요청받았지만, 시설 운영관리를 이유로 거부했고 현재까지 답보상태다.
동구청은 울기등대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관광객들의 편의를 높이고, 인근 화암추등대 등과 연계한 ‘등대투어’ 등도 계획하고 있다.
동구는 대왕암공원에 한해 200만 명 가량이 다녀가는 데 반해 울기등대 방문객은 40만 명에 불과한 만큼 등대 상기 개방 등을 통해 관광산업의 시너지를 얻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울산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이날 “동구청과 협의해 동쪽 등대 탑 후문과 전시관 사이 출입문 1개를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다”면서도 “울기등대는 국가보안시설이며, 유인등대로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어 도난 문제 등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상시개방이나 전면개방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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