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오는 2025년부터 모든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울산 현대청운고와 울산외고도 ‘6년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가운데 지역 교육계에도 ‘혼선’이 우려된다.
7일 교육부는 ‘고교서열화 해소방안’을 발표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부터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일괄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했던 49개 일반고의 모집 특례도 폐지된다. 다만 영재학교와 특수목적고 가운데 과학고와?예술고, 체육고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울산에서는 1981년 개교한 현대청운고등학교와 2010년 설립된 울산외국어고등학교가 각각 일반고로 바뀔 전망이다. 이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는 시점부터다.
우선 공립특수목적고인 울산외고의 경우, 내년 상반기 외고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었지만 없던 일이 됐다. 울산외고 관계자는 “사립고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 지침에 따라야 하는 입장”이라며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에게는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교 전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의 유일한 자율형사립고인 현대청운고는 올해 6월 심사를 통해 2025년 2월말까지 자사고 신분 유지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이번 교육부 방침에 따라 2024년까지 유지된 후 일반고로 전환된다. 현대청운고는 “2025년까지 지역의 자사고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민사고와 포항제철고 등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나오자, 지역교육계는 다소 혼란스러운 모양새다. 기존 지역 최대 학군인 ‘옥동학원가’ 이동설까지 나오고 있다.
울산외고 학부모인 A(남구 문수로)씨는 “외고 폐지는 학생들의 성향을 존중하지 않고 일률적 교육으로 퇴보하는 정책”이라며 “정부가 주장하는 엘리트 교육이나 서열화 조장, 불공정 교육 등 폐단은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외고에 집중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남구의 한 학원 관계자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사고가 없어지면 옥동학군, 학원가는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며 “더 나은 일반고를 가기 위해 인재들이 옥동으로 몰릴 수도 있고, 아니면 고교 평준화에 따라 사교육 열기가 주춤해질 수도 있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지역교육계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자사고가 도입된 지 24년, 외고가 33년, 국제고가 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며 “일반고 전환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들 사이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울산교사노동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고·외고·국제고 모두 서열화된 고교 체제의 상층부에서 교육과 입시의 계급화를 보여주면서 대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의 열패감을 만들어낸 귀족 학교일 뿐이다”며 “교육 공정성을 위한 특권학교 폐지는 시대적 요구이며, 일반고 전환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당장 내년 상반기에 외고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는 공립특수목적고인 울산외고에 대해 심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신분은 일반고로 전환되기 전 2개 학교에 입학하며 특목고 신분으로 각각 유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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