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유럽에 등장한 흑사병(Black Dearth)이라는 말은 중세 라틴어에서 나왔다. 라틴어에서 검을 ‘흑(黑)’이라는 단어는 ‘공포’를 의미했다. 페스트는 원래 사람의 병이 아니라 쥐벼룩이 옮기는 쥐의 병이었다. 감염되면 살갗이 검게 변하기 때문에 ‘검은 죽음을 몰고 오는 병’이란 뜻에서 흑사병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1348년 피렌체에서는 약 100만 명이 흑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병이 절정에 달했을 때는 가까운 강이 희생자의 묘지가 됐다. 넘쳐나는 시체를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 14세기 말까지 2500만 명이 숨졌는데, 이는 당시 유럽 인구 4분의 1에 해당했다. 

유럽에서는 1500~1720년 사이에 45회에 걸쳐 흑사병 즉 페스트가 창궐했다. 가장 악명 높은 발병 시기는 1665년 6월 런던에서 시작됐다. 당시 런던에서 취해진 방역 조치 중 하나는 고양이, 개, 쥐 등을 불에 태워 죽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1666년까지 6만8,000명의 런던시민이 사망했고 전 유럽은 또다시 전전긍긍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18세기에 들어서서 페스트가 극적으로 잠시 자취를 감추었지만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19세기 말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잠시 사라지는 듯 했을 때도 있었다. 

현대 들어서는 2012년 마다가스카르에서 256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 됐으며 60명이 사망했다. 2017년에도 마다가스카르에서 24명이 숨졌다. 중국에서 흑사병 환자가 발생해 베이징 시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는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시린궈러 지역 40대 부부로 쥐를 잡다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우려가 확산되자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11월 13일 “확산될 위험은 지극히 낮다”고 밝혔다. “네이멍구에서 대중교통으로 베이징에 왔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전염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인터넷에 뜨자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중국에선 2009년 12명이 발병해 3명이 사망했고 2011년부터는 1~3명이 발병했으며, 지난해에는 발병자가 없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당국의 정보통제가 더 두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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