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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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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9.12.0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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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흉년이 닥치면 콩과 삼씨(대마자·大麻子)로 단자를 만들어 식구들이 둘러앉아 울먹이며 나누어 먹는 그 옛날 관행이 있었다. 그렇게 해 이레 동안 굶을 수 있다는 슬피디 슬픈 단식문화가 있었다. 또 부모의 병이 낫기를 빌거나 아들 낳기를 빌 때 7일 단식기도를 했다. ‘다라니 집경(集經)’에 불심과 접하는 수단으로 7일 단식을 권한 것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잦았던 단식은 힘으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당·불만·불복을 과시하는 수단으로서의 의식이다. 영남 선비의 정신적 지주였던 최영경(崔永慶)이 모함으로 진주 옥에 갇히자 1000여명의 선비들이 옥 앞에 모여들어 연좌 단식에 나섰다. 구한말 일본 침략에 저항한 최익현(崔益鉉)은 대마도 일본군 기지에 억류당하자 단식으로 저항하다 순국했다. 피압박 민족으로서 선택 빈도가 높았던 단식이다. 
아일랜드 독립군 사령관 맥스위니를 비롯, 영국 부인 참정권 운동의 지도자였던 팽크 허스트, 그리고 베트남 반전(反戰) 영웅 딕 그레고리 처럼 서양 사람들은 흔히 40일 단식 하는데 그리스도 사순(四旬)고행에서 비롯됐다. 인도 민족 영웅 간디는 17회에 걸쳐 20일 내외의 단식을 했고, 단식하는 동안 백성들은 밤에 등불을 켜지 않는 것으로 동조했다. 
파리의 여류모델 피숑은 자신의 단식 자살일기에 ‘심장이 텅 빈 것 같다’(17일째). ‘스프 한 그릇 얻을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23일째). ‘소금 통 속에서 내장을 모두 토해버린 달팽이 같다’(36일째)고 썼다. 가공할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식 8일째에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의식을 되찾자 “단식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최지영 여사와 아들이 “그러다 진짜 죽는다”며 만류해 더이상 단식을 포기했다. 한국당 지도부 일부는 황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며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기간과 저항의 강도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황 대표가 단식보다 더 강인한 리더십으로 앞장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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