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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김우중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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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9.12.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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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를 건너가는 스님에게 “어딜 그렇게 바삐 가십니까?”라고 묻자, 돌아보지도 않고 지팡이로 흘러가는 뜬 구름을 가리키고 가더라는 옛 시조가 생각난다. 한국 기업사에서 세계 경영의 선구자로 ‘대우신화’를 기록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공과(功過)를 뒤로 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2월 9일 오후 11시 50분 경기 수원시 아주대 병원에서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2000년 4월 그룹이 해체되고 김우중은 자신을 믿고 따르던 대우 가족에게 ‘뜬구름 되어 살랍니다’는 고별 편지를 띄웠다. 뒤돌아보면 뜬 구름처럼 살아온 일생이기도 하다. 창업이래 30여년 1000만㎞-지구를 250번 돌 수 있는 거리를 하늘에 떠 있었다. 

그 분주한 행차 때 마다 들고 다닌 가방을 그는 ‘꿈 가방’이라 불렀다. 그의 꿈이 그 가방 속에 차곡차곡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지나온 세월에는 장래를 지향하는 꿈이 그림자처럼 따라 왔는데 이제 그 꿈은 날개 꺾인 새가 되었다’고 고별 인사에서 그 꿈의 좌절을 실토하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바쁜 세일즈맨’(포춘誌)이라는 전설을 남긴 그다. 밤은 차나 비행기 속에서 지내도록 스케줄을 잡고 사무실이나 현장에서 샌드위치로 요기하면서 시간을 벌었다. 바삐 출근할 때는 국밥에 숟가락을 꽂아 차에서 먹었는데 이를 측근에서  ‘개밥’이라 했다. 

식사 속도가 워낙 빨라 사원들이 3분의 1 먹었을 때 밥그릇을 비웠다. 빠른 식사 속도를 탓하면 10분 내외에 먹어 치운 나폴레옹을 내세웠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며 맛없게 산 분이다. 골프채 한번 잡아보지 않았다니 세상을 멋없게 산 분이다. 

그런 꿈과 부지런도 부풀어가는 부채와 싸워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징검다리 건너가며 뜬 구름을 가리킨 스님에게 돌팔매질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는 것과 경영 잘 된다는 것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남기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김우중의 ‘세계 경영’은 대우와 같이 종말을 맞을 유물이 아니라 지금 다시 꺼내들어야 할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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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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