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완 울산시 대학설립 담당

 지역 인재양성 기여·은퇴 후 활동 지원 재교육 위해
정부,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설립·AI대학원 등 지원
4차 산업혁명 분야 시범운영 등 4개분야 단계별 시행

최근 ‘울산열린시민대학’이 시범운영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알려졌는데, 새로운 도전과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열린시민대학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직 낯설어하는 시민들이 많아 시범운영 개강에 즈음하여 지면을 빌어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먼저 설립 배경을 살펴보자면, 4차 산업혁명 시대 급속한 환경변화 속에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양성에 기여하고, 대규모 퇴직이 예고된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후 활동을 지원할 재교육 등을 위한 것이다. 
울산의 경우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로 인해 겉으로 보기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이지만 4차 산업혁명 어느 산업분야를 막론하여 필수불가결하며, 울산에서도 이들 기술을 활용한 창업기업(스타트업)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이 분야 인재양성 기능과 저변확대를 위한 인프라는 매우 취약한 현실이다. 
울산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존의 주력산업에 더해 수소·에너지, 부유식해상풍력 발전, 동북아 오일·가스허브산업 등을 육성하고 있는데, 머지 않은 미래에 이들 산업이 가시화 될 것이며, 수 천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 된다는 전망이다. 
따라서 열린시민대학은 새로운 산업의 등장에 따라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변화에 따른 시민들의 다양한 재교육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미국의 미네르바스쿨, 프랑스의 에꼴42와 같은 교육시스템을 접목해 학위, 교수, 학비가 없는 3무(無)의 역량위주 혁신교육 모델로 운영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렇듯 열린시민대학은 학위 있는 정규대학은 아니지만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취업과 자기계발과 같이 궁극적으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적 수요에 부응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운영형태와 특징들을 짚어보자. 열린시민대학의 기본적인 학습개념은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이다. 플립러닝은 온라인 강의를 통해 먼저 선행학습을 하고, 오프라인 수업에서 교수와 학생이 토론 등을 통해 심화학습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열린시민대학에서는 MOOC 형태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는 교수가 아닌 코치라는 학습조력자가 토론이나 실습과제 등을 기획하고 제공해 심화학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요 교과는 데이터과학·코딩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수소에너지·부유식해상풍력 발전 등 지역 신성장산업 분야, 앱·웹디자인과 VR/AR 등 콘텐츠 분야, 인문·교양의 4개 분야이다. 
울산의 미래를 위한 핵심사업인 만큼 시행착오 최소화 등 효율적 운영을 위해 4개의 교과분야를 단계별로 시행할 계획이며, 올해 12월말부터 내년 2월말까지는 1단계로 4차 산업혁명 분야 3개 과목(Python, R, Excel)에 대해 시범운영한다. 
교과개발과 운영에 있어서는 지역대학과 연구소, 기업체가 참여하는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온라인 강좌는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우수한 강좌를 공유하거나, 필요한 부분을 직접 제작하는 방법으로 구성한다. 
오프라인에서는 지역 기업이 참여하여 실무에서 사용되는 기술을 심화학습 과제로 제공하는 등 울산형 특화모델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수강자들은 Python, R과 같은 데이터과학 과목에 대해 초급에서부터 고급까지 수준별 과정을 단계적으로 이수하고, 오프라인을 통해 기업에서 제공하는 실무형 과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수료 후 전문가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며, 기업체에서도 본 과정을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직무교육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신성장산업 분야에 있어서는, 대학교·연구소 및 기업과 협력하여 해당 분야 교육수요를 분석하고 온·오프라인 교과과정도 개발할 계획이다. 울산대학교가 올해 해상풍력 분야 대학원 과정을 개설·운영하고 있고, 2020년에는 수소·에너지 분야 학부 과정 개설이 예정되어 있는데, 대학의 이러한 정규 과정을 활용하여 교과개발 등 연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학위도 없고 K-MOOC 등 다양한 온라인 강의가 있는데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별화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우려도 있지만,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업체계로 시민과 기업에서 필요한 수요기반의 교과 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오프라인 심화학습에서 다양한 분야의 수강생이 팀을 이뤄 에꼴42 형태로 하나씩 과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통해 역량위주 울산형 혁신교육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며칠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운영하는 한국판 에꼴42인 이노베이션아카데미(42서울)에 3040직장인이 몰린다는 보도가 있었다. 수료만 하면 높은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해서 취업준비생에서부터 직장인들까지 몰리고 있다고 한다. 작은 규모지만 힘차게 첫발을 내디딘 열린시민대학에 아낌없는 성원과 관심이 필요하며, 울산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당장의 성과보다는 한발 한발 계획대로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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