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울산지역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보호무역주의 기조 지속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과 고용환경 변화, 내수시장 둔화 등으로 위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전영도)가 지역 내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0년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 대비 6p 하락한 72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해 2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하락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 경기전망을 보면 자동차(65)가 전분기 대비 40p 하락했다. 올해 미국과 서유럽 시장의 부진으로 글로벌 차 시장의 증가폭이 0.4%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자율주행차,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되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의 체감경기는 급속히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해 첫날 GV80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다양한 SUV 모델을 준비하고 있어 글로벌 추세인 SUV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석유화학(95)은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가 장기적으로 둔화됨에 따라 정제마진이 점차 약화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IMO 2020’ 환경규제 시행으로 선박용 경유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고도화 비율이 높은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단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면서 체감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석유화학의 경우 OPEC의 추가 감산 결정으로 유가 상승의 모멘텀이 발생했지만 전 세계적인 석유 수요 정체와 과잉생산으로 인한 마진 하락과 국내외 정유사들의 석유화학산업 진입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공급 경쟁이 더욱 심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조선(85)은 세계해상기구의 환경규제 발효로 친환경 기술력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기대된다. 실제 현대중공업 그룹은 지난달 30일 아시아지역 선사와 2,143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으며, 대규모 LNG 관련 프로젝트를 전개 중인 산유국들의 LNG운반선 발주도 올해 중으로 예상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둔화와 선박 제조원가의 10~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상승, 치열한 수주경쟁, 노동환경 변화 등이 조선업황 회복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의 경제 흐름은 어떠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올해와 비슷’(49%)할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수를 차지했으며, ‘악화(32%)’와 ‘매우 악화(10%)’를 예상한 기업도 42%에 달해 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에 영향을 줄 대내 리스크로는 ‘최저임금·주52시간 등 고용환경 변화’(37%), ‘내수침체 장기화’(36%), ‘투자심리 위축’(16%) 순으로 응답했으며 대외 리스크는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42%), ‘환율·금리 변동성 심화’(24%),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20%) 등을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사업계획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보수적’(79%)이라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그 이유로 ‘불확실성 증대로 소극적 경영’(80%)이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경기전망 조사 시점 이후 불거진 미국·이란의 긴장 상태가 군사적 대응으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로 울산지역 주력산업의 시계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며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사업의 적극적인 추진을 위해 안정적인 자금지원과 과감한 규제혁신 등 정부의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은 물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응한 탄력적 경제 운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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