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열흘 앞둔 지난 15일 울산우편집중국 직원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택배우편물을 처리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지난 15일 울산 진장동 울산우편집중국에서 기자가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설날을 열흘가량 앞두고 이맘때면 가장 바쁜 곳 중 한 곳인 울산 우편집중국을 찾았다. 설 특수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축구장보다 넓은 우편집중국에는 전국 각지로 보내고 울산으로 오는 택배 상자로 가득 차 있었고 사람들은 그 사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움직였다.

#쉴 틈 없는 작업장…큰맘 먹고 도전했다 큰코다쳐

지난 15일 오후 6시께 찾은 우편집중국, 컨테이어 벨트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택배 상자의 주인을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다. 설 맞이에 나선 우편집중국 작업은 투입조, 적재조, 상하차조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기자는 현장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투입조’와 ‘적재조’ 작업을 체험했다.

‘투입조’는 콤비테이너(철장으로 된 운송용기)에 담김 택배 상자를 바코드가 위로 보이도록 컨베이어벨트에 올리는 단순 노동이다. 빨간 목장갑을 끼고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철장에 상자를 빠르게 옮기기 시작했다.

처음 30분 동안은 작업자들과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그 뒤로는 침묵이 흘렀다. 박스가 가득 담긴 철장 3개를 처리하고 허리를 펴는 순간 뒤에 남은 물량에 피곤이 절로 몰려들었다. 작업 1시간 만에 ‘쉬는 시간’이라는 방송이 흘러나온 뒤 끝이 났다.

휴식 시간을 취하고 ‘적재조’로 넘어갔다. 적재조는 ‘투입조’가 올린 택배를 행선지 컨테이어에 따라 도착하면 플라스틱 평면 바닥에 택배박스를 쌓는다.

‘테트리스’처럼 빈 곳이 없도록 차곡차곡 쌓는 게 일 잘하는 비결이다. 그렇게 쌓인 상자는 랩으로 고정을 해 지게로 대기하고 있는 트럭 앞으로 끌고 가야 하는데, 그만 랩을 헐렁하게 포장해 다른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들인 택배 탑이 무너질 뻔한 것이다. 겨우 수습한 후 오후 9시께 이날 작업은 모두 마무리됐다.

#방학 맞아 수능 끝난 고등학생과 대학생 대거 투입

이날 우편집중국에는 형광 조끼를 입은 앳된 모습의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울산 우편집중국 지난 13일부터 오는 29일까지를 설 소통 기간을 지정해 34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다. 우편집중국 설 명절 단기아르바이트는 학생들 방학과 겹쳐 있어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민서(19) 군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친구랑 첫날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면서 “최악의 아르바이트라는 소문을 듣고 왔는데 직접 해보니 해볼 만 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주훈(21) 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일을 하게 됐는데 아직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많이 힘들다”고 답했다.

#울산우편집중국 설 명절 택배 물량 지난해보다 10% 감소 예상

부산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울산지역을 관할하는 울산·남울산·동울산우체국의 택배 접수 물량은 지난 15일까지 총 23만300통으로 집계됐다. △13일 9만3,300통 △14일 6만7,000통 △15일 6만9,800통으로 평소보다 약 5% 증가했다.

울산 우편집중국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설 특별 소통 기간을 운영해 38명의 인력 등을 추가로 투입했다.

울산우편집중국 서정일 팀장은 “올해 설 명절은 지난해보다 약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난해와 달리 대형마트와 설명절 택배 협약을 맺지 않아서 지난해 92만 통에 비해 약 10%가량 감소한 80~90만 통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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