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민원 해소하기 위해 조직된 기구
운용 제대로 못하면 시스템 자체 붕괴
담당 공무원 인성·역량 강화 우선돼야

 

이동팔
태영산업개발㈜ 이사

신문고의 유래는 1402년 조선시대 왕이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듣고 해결할 목적으로 대궐 밖 문루위에 설치했던 북을 말한다. 의금부 당직청에서 그것의 관리를 했고 임금이 북이 울리는 소리를 직접 듣고 북을 친 사람의 억울한 얘기를 접수하게 해 처리해줬다고 한다.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사람은 지방에서 관찰사, 서울에서는 주관장에게 신고하여 사헌부에서 이를 해결하도록 했는데, 이 기관에서 해결이 안되는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신문고를 직접 울리게 했다.

울산시 시민 신문고에는 10여명의 직월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약 12억 예산이 소요된다. 이 신문고는 시민의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조직된 기구이다. 1년에 약 450건 민원이 접수되고 있지만, 바로 허가 처리 되는 것은 없으며, 민원인에게 회신이나 구청에 이첩하는 것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정책결정을 못하고 있으니 중간 과정에 불과하다.

인력과 많은 예산을 들여 민원인을 위해 속시원하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런 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을까? 어떤 지인에 의하면 민원 서류를 접수시켜 놓고 보완할 사항이 있어서 담당 S모씨를 만났는데 보완서류 첨부와 관계서류의 글자를 기입하려고 옆에 앉으니 사무실 밖에 나가서 하라는 등 아주 불친절한 태도로 일관해 무안을 줘 수모를 당했다고 한다.
신문고란 것은 시민들의 불편을 처리하고 해결하고자 만든 것인데 이를 담당하는 직원이 오히려 시민에게 불편을 주고 피해를 준다면 그 신문고 본래 취지에 어긋날 것이다. 이런 불친절 공무원은 민원 부서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고, 빨리 퇴출을 시켜야 이후 우리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것이다.

1995년대에 관청에 가면 민원 서류를 접수하는데, 잘못된 것이 있으면 담당공무원이 직접 기재도 해주고 접수하면 며칠이 걸리며 처리과정과 여러 가지 궁금한 사항을 알려주고는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
2019년 7월 8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40대1 이지만, 공무원수는 일본보다 인구에 비해 2배가 넘는다고 한다. 일본이나 미국은 채용시 주로 인성을 많이 본다. 또다른 지인에 의하면 다른 관청에 가보아도 역시 복지부동할 뿐만 아니라 업무에 대해서 물어보면 몰라서 허둥대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옛날에는 관청에 찾아가면 “어떻게 오셨는지요?” 하기전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면서 친절하게 사무실에서 나오며 밖에까지 따라나와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가 무척 고맙다고 생각됐는데 요즈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 신문고의 취지는 훌륭하나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부합하지 못한다면 그 본래 취지는 무색해지고 그 시스템 자체가 붕괴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시스템이 훌륭해도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면 안될 것이다.

지금 공무원 경쟁률과 모집 숫자가 올라가지만 단순히 밥벌이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앞서의 사례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사명감과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채용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인성이 합격에 중요한 포인트가 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철밥통이니 복지부동이니 하는 말이 가십거리가 아닌 사실로 고착화될 것이고 공무원은 국민의 동반자가 아닌 지탄의 대상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신문고 부서에 혈세를 투입해 자금을 낭비하지 말고 채용시 채용후 모든 공무원 인성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을 바란다. 그렇게 한다면 공무원 개개인이 신문고화돼 민원 처리에 대해 시민들에 불편을 주지 않고 성심을 다하는 공무원이 될 것이다. 즉 공무원 한명 한명이 걸어다니는 신문고가 된다면 울산시 시민 신문고가 굳이 필요없게 될 것이다. 조선시대 이래로 신문고가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백성들의 고충이 반영이 안됐기에 그런 특별 조직이 필요했던 것이다.

울산시도 신문고 부서가 있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런 점을 간과하지 말기를 바란다. 신문고가 필요없는 시대가 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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