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된다. 이번 설날은 주말인 토요일이라 어느 때보다 마음이 급하다. 가족 친지들을 만나러 고향을 찾는 일과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일도 하루 만에 뚝딱 해치워야 한다. 그래도 설은 설이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둘러 앉아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에 그만이다.

이번 설날에는 조국사태 이후에 불거진 우리사회의 ‘공정’이 우선 화두에 오를 것이다. 누군가는 특정인에 대한 과도한 수사의 적절성을 따질 것이다. 20대 국회가 마지막으로 보여준 ‘막장 행태’도,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도 이야기 거리다.
울산 지역사회에도 관심거리가 많을 것이다. 울산의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조선업 업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구조 변화를 앞둔 자동차 산업이 걱정이다. 지난 연말부터 울산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도 시민들의 의견이 갈릴 것이다. 최근 별세한 울산 출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관련한 이야기도 적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이번 설 최대 이야기 거리는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일 것이다. 올해 총선은 문재인 정부 절반의 공과를 묻는 성격의 전국적 규모의 선거다. 민심의 향방에 따라 향후 국정의 방향이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울산 지역 사회에서도 이번 총선은 중요하다. 이른바 ‘울산 사건’ 후 지역 정치는 혼돈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했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여야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다.

우선 여권은 지방선거 후 당선된 자치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이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큰 상황이다. 그렇다고 지역 보수 야권이 유리할 것이란 분위기도 아니다. 특히 여야 모두 새로운 인물을 내놓는 ‘인적쇄신’에 소극적이어서 실망감이 크다.
현재까지 울산지역에 에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만도 40여명에 이른다. 이번 설 밥상머리에서 적어도 우리 지역구에 어떤 인물이 총선을 위해 움직이는지 이야기 나눴으면 한다. 현역의원의 의정 활동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현역의 아성에 도전하는 정치인들의 면면도 살펴봤으면 한다.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투표참여만이 지역사회와 한국 정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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