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의 숙원인 울산시립미술관이 이르면 2021년말 첨단 미디어아트 전시를 지향하는 현대적인 공간으로 문을 연다. 울산시립미술관은 국제적 수준의 기획전시와 함께 세계유명미술관과의 활발한 교류로 관람객을 끌어 모은다는 계획이다. 일찍이 영국은 세계 미술의 자존심으로 통했다. 특히 세계 유수의 미술관 중 ‘현대미술의 중심’으로 통하는 ‘테이트 모던’은 지리적 위치나 운영방향, 국제교류 등에서 울산시립미술관이 배울 점이 많다. 

테이트 모던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하나같이 겉은 투박하면서도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내부에 놀랐다고들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테이트 모던 건물은 1981년 공해로 문을 닫았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지난 2000년 런던의 밀레니엄 프로젝트 사업으로 재생시켰기 때문이다.

 

1981년 문 닫았던 ‘뱅크사이드’
런던 밀레니엄 프로젝트사업 재생
매년 500만명 찾는 명소 자리매김

세인트폴 성당~타워브리지 코스처럼
태화강~원도심~시립미술관 산책 기대

1900년대~현재 ‘세계최고’작품 전시
현대미술 흐름 한눈에 파악 훌륭

시립미술관도 현대 미디어아트 등
국내 미술관과 차별화된 전시 기획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 재생, 런던 명소로 
미술을 애정하는(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때 세계미술의 중심이었던 영국 런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비싼 물가하면 떠오르는 나라가 영국이지만 런던에는 입장료 없이 무료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미술관과 박물관이 즐비하다. 
특히 ‘테이트 모던’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모마)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지닌 현대미술관으로 꼽힌다. 
테이트 모던을 방문한 이들이라면 하나같이 겉은 투박하면서도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내부에 놀랐다고들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테이트 모던 건물은 1981년 공해로 문을 닫았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지난 2000년 런던의 밀레니엄 프로젝트 사업으로 재생시켰기 때문이다. 
높이 99m의 직육면체 외형에 모두 7층으로 구성돼 있는데, 건물 한가운데에는 원래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던 굴뚝이 그대로 솟아 있어 시선을 압도한다. 
본래 목적이 미술관이 아니었으므로 외형은 미술관다운 격조는 느껴지진 않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내부의 작품들을 돋보이게 하는데다 런던의 명소, 템즈강변에 위치해 지금은 매년 500만 명 이상이 찾는 런던의 랜드 마크로 자리 잡았다. 

 

테이트 모던은 현대미술과 실험미술의 작품이 전시돼 국제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기에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밀레니엄 브리지-테이트 모던, 울산교-시립미술관 유사” 
런던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세인트폴 성당에서 밀레니엄 브리지를 건너 테이트 모던을 들르고, 템즈강을 산책하며 타워브리지까지 가는 코스를 자연스럽게 밟게 된다. 
마찬가지로 태화강을 기점으로 한 원도심 중심가를 지나 자연스럽게 관광객들과 울산시민들의 동선이 울산시립미술관으로 향하게 될 것을 많은 이들은 기대하고 있다. 
실제 3년 전 울산 중구는 “영국 런던에 템즈강이 있다면 울산 중구에는 태화강이, 런던에 밀레니엄 브리지와 테이트 모던이 있다면 중구에는 울산교와 울산시립미술관이 있다”며 원도심 개발 사업을 런던의 밀레니엄 프로젝트 사업에 빗대기도 했다. 
테이트 모던의 전망대에서는 세인트폴 성당과 템즈강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이 때문에 일부러 이 미술관을 찾기도 하는데 한류의 중심 ‘방탄소년단’도 런던을 찾았을 때 이곳을 찾을 정도였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현대미술을 다루고 있는 미술관 앞에는 언제나 예술을 사랑하는 다른 젊은 예술가들의 공연으로 젊음과 에너지가 넘친다. 테이트 모던의 넓은 광장은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세계최고 수준의 전시작과 광장문화 
지리적 위치와 특이한 외형, 전망뿐만 아니라 세계최고 수준의 전시작품은 오늘날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을 있게 했다. 
건물의 2층부터 4층까지 19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현대미술과 실험미술의 작품이 전시돼 국제 현대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기에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과서에서나 봤던 회화와 조각을 실제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데 피카소, 몬드리안, 뭉크, 칸딘스키, 르네 마그리트, 앤디 워홀 그리고 지난해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과 미국의 거장 마크 로스코 작품 등도 만날 수 있다. 
유럽 출신은 물론, 미국과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고, 각층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미술 체험 장소가 마련돼 있는 것도 돋보인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현대미술을 다루고 있는 미술관 앞에는 언제나 예술을 사랑하는 다른 젊은 예술가들의 공연으로 젊음과 에너지가 넘친다. 테이트 모던의 넓은 광장 또한 버스킹 공연이 이어지고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현재 ‘울산문화예술의 허브’라 할 수 있는 울산문화예술회관 앞마당은 전근대적인 건물 외형과 위치로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반면 울산시립미술관이 중구 원도심에 문을 열면 젊은 예술인들의 광장공연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리라 기대를 모은다. 

 

지리적 위치와 특이한 외형, 전망뿐만 아니라 세계최고 수준의 전시작품은 오늘날 세계 최고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을 있게 했다.

 

◆“늦은 만큼 시행착오 없이 시민 기대 부응을” 
지난해 11월 울산문화재단은 울산시립미술관의 역할과 방향을 점검하는 국제아카데미를 열었다. 여기에 사라 컬런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국제파트너쉽 매니저가 함께 했다. 
사라 컬런은 그동안 파트너십을 맺어 온 현대자동차가 울산에 위치한 데 주목했고, 만약 울산과 테이트 모던이 연계된다면, 테이트 모던의 소장품을 울산에서 전시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는 언급을 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2014년 장기 파트너십의 첫 사업으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고 백남준씨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사라 컬런 매니저에 따르면, 테이트 모던은 국제적 교류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테이트 인텐시브’라는 프로그램은 주 단위로 20여명의 예술가, 큐레이터 등이 특정 주제의 정보를 공유하며 토론하고, ‘국제 펠로우십’은 여러 국가의 예술가들이 국제적 관점에서 장기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659억 원이 투입되는 울산시립미술관은 현대사회의 최첨단 미디어아트 전시 등 기존 국내의 미술관과 차별화된 전시 기획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자코메티, 데이비드 호크니 등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으면서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현대로 오고 있다. 울산시민들은 울산시립미술관이 늦은 개관만큼 시행착오 없이 울산의 문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도시 브랜드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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