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옛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17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울산 정치의 ‘좌장’이자 영남 최다선인 5선 정갑윤 의원이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지역 정치 세대교체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고 망해가는 나라를 바로 잡는 중차대한 선거라는 점에서 제가 마음을 내려 놓는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오롯이 대한민국과 국민, 울산을 위해 매진했고, 당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서든, 어떤 자리에서든 책임과 희생을 다해왔다”며 “이번 결정 역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받은 그간의 은혜를 갚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울산 중구에서 2002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의원이 된 이후 지금까지 5선을 지냈고, 2014년 19대 국회에서는 국회 부의장도 지낸 바 있다.
정 의원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인명진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지만 책임론이 거론되고 당내 갈등이 고조되자 친박 중진의원으로서 책임을 지고 탈당한 바 있다. 패스스트트랙 충돌로 기소된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24명의 한국당 의원 중 최다선 의원이기도 하다.
그동안 정 의원은 ‘영남 중진 물갈이론’ 속에서도 굳세게 출마 의지를 밝혀왔지만,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실상 공관위의 ‘컷오프’ 아닌가 하는 각종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 의원은 “공관위, 당직자 그 누구의 권유도, 의견도 없었다. 오롯이 내가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며 “불출마 선언 전날 지역 모임에서 먼저 불출마 의사를 전했고, 이날 아침 황교안 대표에게 알리기 위해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것 없다. 깨끗이 내려놓았다”고 단언했으며, 향후 후 행보에 대해 “아직 아무 계획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정 의원의 불출마가 결국 울산의 세대 교체론에 힘을 실어주는 등 지역 정치개혁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중구에서는 문병원 전 시의원, 이동우 전 울산시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박성민 전 중구청장이 미래통합당의 공천 티켓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당에선 이날 긴급히 중구 예비후보들의 본선 경쟁력 검토에 나서기도 했다.
또 울산의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중구를 지켜오던 정 의원이 자리를 비우게 됨에 따라 당 입장에서는 수성을 위한 전략공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경우 영남권의 대대적인 물갈이로 인해 중앙의 인력풀 역시 부족한 만큼 일각에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거론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전 시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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