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 극작가·연출가

 

 

# K형, 가슴이 먹먹한 계절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증명하듯 이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리라 믿습니다. 오늘은 비극 이야기를 전해 드릴까합니다. 비극은 단순히 슬픈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극은 인생의 숭고한 물음에 대한 장엄하고도 비장한 사건을 진행하고 그 사건을 통해 인간이 운명을 극복하는 의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 비극적인 절망과 대결하고 극복하는 문학작품으로 ‘페스트’가 있습니다.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에서 주목할 부분은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도 운명과 대결하는 인간의 의연한 모습입니다. 작품 배경은 무서운 전염병이 휩쓴 폐쇄된 도시입니다. 그리고 재앙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모습이 묘사되고 있습니다. 재앙에 대처하는 다양한 모습들의 공통점은 절망과 맞서는 것은 결국 행복에 대한 의지이며, 잔혹한 현실과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페스트’의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문학적 삶도 비극적인 절망에서 피어난 희망의 꽃입니다.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출생한 그는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랐습니다. 카뮈는 훗날 자신의 유년 시절을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표현했습니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었으며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였지만 진보적 신문기자로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인해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 K형, ‘페스트’는 알베르 까뮈에게 역대 최연소 나이(43세)로 노벨문학상을 선사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엔 페스트 발생으로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오랑에서의 10개월간 사투를 담은 비극적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리고 비극이란 운명 앞에서 대항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른 시일 내 울산문화예술회관 공연장, 전시장에서 희망의 꽃을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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