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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후진국 한국’이라는 중국의 적반하장 조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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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20.02.2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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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입국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모습. 연합뉴스

 

 

김병길 주필


“중국은 준비없이 시험을 쳤고
 한국은 중국 시험지 베꼈는데도
 그 결과는 반대…” 중 모바일 뉴스 앱 

 중국인 입국금지 미적거리는 사이
“칭다오 등의 한국인 입국 통제하라”
 양국 관계 재설정 과제 던진 중국 민낯

 

작년 12월 24일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에 한중, 중일 정상회담 기사를 함께 실으면서 한중 정상회담을 위쪽에 배치했다. 국내 언론들은 이를 놓고 중국의 ‘한국 중시’라면서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당시 회담의 실속이야 어떨망정 중국이 한국을 일본보다 앞세웠으니 성공한 정상외교라며 들떠 있었다. 그 전날에는 시진핑이 문재인 대통령과는 오찬 회담을 하고 아베 일본 총리와는 만찬을 한 것을 두고 우리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식의 보도도 있었다.

외교는 의전이고 시간 배정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처럼 강박적으로 따지고 드는 경우가 또 있을까 싶었다. 조금 ‘쿨’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중국의 접대에 일희일비하고 거기에 일본과의 경쟁의식까지 동원되는 현상이 서글펐다. 21세기 이전까지 수 천 년을 그런 식으로 살아오면서 우리 DNA에 뿌리 깊이 박혔을 사대(事大)주의가 너무 무섭게 느껴진다.

지난 100여 년은 한국이 중국과 대등한 국가관계로 존재한 예외적 기간인데 우리 내면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사대를 씻어내기엔 시간이 짧았던 모양이다. 중국 쪽도 마찬가지인지 문 대통령이 홍콩과 신장웨이 우얼 인권 문제를 중국 내정 문제로 인정한 것처럼 종주국이나 된 듯이 남의 나라 정상 발언을 마구 왜곡했다.

우리가 근세에 들어 중국보다 잘 살게 된 것은 기적 이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원했든 원치 않았든 간에 중국과 관계를 끊고 서구 문명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일본은 진작 이렇게 해서 세계 대국으로 굴기했다. 우리는 한발 늦어 수모도 많이 당했지만 그나마 이 정도 살고 있다. 여기에는 외세를 막아주고 엄청나게 큰 자유 시장을 내 준 미국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후진성을 못 벗어난 중국의 민낯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국내 총생산(GDP)이 미국의 70% 수준으로 급성장 했음에도 정치·사회·문화 전반은 여전히 명령·통제로 작동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우한 폐렴’ 대응은 민주 국가에서는 보기 힘든 억압적 독재적 방식으로 점철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상 감염자가 대량 발생했다’는 소식을 SNS로 처음 알린 의사를 괴담 유포자로 체포하고 진실 은폐에 급급했다.

우한시는 한 달 전 확진자 120명, 사망자 2명이 나온 상황에서 4만 명이 운집하는 춘제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 하고서야 ‘사람 간 전염’이 인정됐고, 전면봉쇄령 등 대책이 쏟아졌다.

‘우한 병원 응급실은 영안실 수준’이라는 폭로가 나왔다. 이후 여론과 언론 통제는 상상을 초월했다. 중국 정부는 상업 매체에까지 정부의 활동과 성과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요했다. 부정적 기사와 글을 인터넷에서 모조리 지워내다 보니 온갖 미확인 소식이 난무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을 ‘인민 전쟁’이라 부르며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해 온 중국 정부가 24일 방역조치를 완화하고 나섰다.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신규 감염자가 줄었다는 게 공식적인 이유다. 하지만 생산·소비 활동이 더 지연될 경우 경제가 돌이킬 수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중국 지도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진핑 주석과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23일 열린 우한 코로나 대책 회의에서 방역 작업을 강조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공장과 거리로 몰려나오면서 감염이 다시 확산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방 정부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 1월 23일부터 도시 출입을 전면 차단해 온 우한시는 사전 허가를 받은 사람에 한해 도시 출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가 곧 철회했다.

며칠사이 국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급격히 확산하자 중국의 관영매체들이 “한국의 대응이 느리다”며 한국을 감염 후진국 취급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뿐만아니라 ‘코로나19’가 한국에서 역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일부 국제공항에서 한국발 입국자들을 억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19’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해 전 세계에 퍼졌는데도 오히려 한국을 공격하는 적반하장식 태도가 도를 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중국인 전면 입국 금지조치 등을 미적거리자 결국 중국에게 조롱까지 당하는 사태를 맞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루 8,000만 명이 보는 중국 1위 모바일뉴스 앱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에는 24일 한국의 우한 코로나 확산 상황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중국은 준비 없이 시험을 쳤고(裸考), 한국은 (중국의) 시험지를 베꼈는데 결과는 상반됐다”면서 “한국의 대응은 느렸고, 도시 봉쇄령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 빨리 중국의 경험을 배워라” “한국인이 많이 찾는 칭다오, 옌지, 상하이는 들어오는 한국인을 얼른 통제해야 한다” 같은 댓글이 달렸다.

초기 방역 실패로 세계적 재앙을 일으킨 중국이 피해자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조롱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 어려움”이라고 했다.

추한 중국의 민낯은 우리나라에 양국 관계 속도조절과 재설정이라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한국에는 무례를 서슴지 않는 중국을 진정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 볼 시점이다. 중국산 부품 하나가 수급 차질을 빚자 국내 자동차 생산 라인이 전면 중단되는 위기에 까지 처해진 현실은 높은 경제적 의존을 줄여 나가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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