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905년 독도 무단편입 어획권 획득

강치‧고래 이어 해양동물 마구잡이 수탈

 울산고래‧강치 인형제작 日 단호히 맞서
 

변의현 (사회적기업 우시산 대표)

지난 토요일 아침, 난데없는 일본의 독도 왜곡 기사에 대한민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의 내용은 일본이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의 날’(2월 22일) 행사에서 다양한 강치 관련 캐릭터로 독도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것. 

기사에서 일본 시마네(島根)현을 직접 찾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의 말에 따르면 시마네현은 강치를 소재로 동화책을 출판했고,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리는 시마네현민회관에서 이를 버젓이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달 도쿄(東京)에서 재개장한 ‘영토주권 전시관’에서도 똑같은 강치 캐릭터를 사용하고 있으며, 시마네현민회관 주변 대형마트에서는 독도 사진과 ‘竹島’를 새긴 술과 과자, 빵 등을 팔았다. 
 

독도 강치는 우리나라 동해바다에 서식했던 몸길이 2.5m, 수명이 20년 정도인 바다사자이다. 이들은 주로 무리지어 생활을 했고 어패류를 먹이로 했다. 독도는 강치가 쉬기에 좋은 바위가 많고 난류와 한류가 뒤섞여 먹이가 풍부해 강치들이 번식하고 서식하기 좋았다. 그래서 1900년대 초반까지도 독도 인근에는 수만여 마리의 강치가 서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독도에 살던 수많은 강치들은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자취를 감추게 된다. 1905년 일본이 무주지선점론을 주장하며 독도를 자신들의 영토에 무단으로 편입시켜 독도의 어획권을 가져가며 강치의 수난은 시작됐다. 

독도 어획권을 가지게 된 일본어부들은 가죽과 기름을 얻기 위해 강치를 마구잡아 씨를 말렸고, 결국 강치는 1972년 독도에서 확인된 것을 마지막으로 1994년 멸종이 선언되고 말았다. 

 

사실 일본 때문에 피해를 본 해양동물은 강치만이 아니다. 

일제강점기 때 울산의 자랑 고래도 수탈을 당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토종고래의 학명이 붙은 귀신고래를 비롯해 혹등고래와 대왕고래 등이 일본의 무분별한 포경으로 자취를 감췄다. 일제강점기는 끝났지만 수탈의 아픔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 소중했던 많은 것들을 우리의 것으로 오롯이 추억하는 것조차 막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 의해 빼앗긴 아픈 역사와 함께 사라진 해양동물을 기억하기 위해 울산과 울릉도의 사회적기업들이 나섰다. 가격은 좀 나가더라도 제대로 된 고증을 통해 국내에서 인형을 제작한 것. 

필자가 운영하는 우시산은 귀신고래를 모티브로 한 ‘별까루’ 고래인형을 만들어 장생포 고래박물관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인기리에 판매중이다. 

 

울릉도 최초의 사회적기업 독도문방구는 우시산과 협업해 만든 강치인형을 곧 오마이컴퍼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에서 현재 유통되고 있는 조잡한 강치인형과 대조적으로 완벽한 세련미를 자랑하는 이 강치인형은 가슴에 ‘DOKDO’란 글자를 큼지막하게 새겨 넣어 그 의미를 부각했다. 

특히 두 인형의 속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솜으로 채워 환경적인 의미도 크다. 

 

사회적기업 간 협업을 통해 만든 캐릭터 인형으로 빼앗긴 아픈 역사와 함께 사라진 고래와 강치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평소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생활화함은 물론 일본의 계속되는 역사왜곡에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단호하게 맞서줬으면 좋겠다. 
 

제101주년 3·1절을 맞아 동해를 지키는 울산고래와 독도강치 인형으로 조국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을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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