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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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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20.02.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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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 나를 덮칠지 알 수 없는 바이러스 때문에 사람들은 지금 ‘마스크’라는 방호벽으로 서로 경계의 벽을 쌓고 있다.

마스크는 질병 예방의 목적도 있지만 신분과 정체를 감추거나 다른 것으로 꾸미기 위한 의도로도 사용된다. 고대 연극에서 등장인물을 강조해 표현하는 데 마스크를 썼다. 더러는 악귀를 쫒거나 예배를 드리는 제사 의식 등에도 마스크가 사용됐다.

중세시대 유럽에서 역병이 돌 때는 의사들이 가면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있는 그림도 있다. 이후 마스크, 혹은 가면은 다양한 공연 문화에 등장했다. 연주는 물론 축제, 발레 등 무대공연에 마스크가 사용됐다. 오페라에서도 마스크가 심심찮게 등장했다.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는 이야기의 정점에 가면이라는 소품을 배치해 내면을 가리고자 하는 인간의 양면성을 부각했다. 스웨덴 국왕 암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면무도회’는 1700년대 관세를 철폐하고, 경제와 문화를 부흥시킨 국왕 구스타프 3세 저격 사건을 재구성했다.

1980년대 후반의 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는 클래식 영화의 백미로 꼽힌다. 호세 반 담이라는 당대 걸출한 성악가가 주인공으로 출연, 라이벌끼리 제자를 길러 경연대회를 갖는다. 경연 과정에서 두 제자의 음색이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스크를 씌우고 같은 노래를 부르게 해 우승자를 가리는 장면이 영화 ‘가면 속의 아리아’의 클라이맥스다.

‘코로나19’에 감염된 17번 확진자가 보여준 ‘마스크의 힘’이 모범 사례로 화제가 됐다. 싱가포르 국제행사에 참석했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설 연휴인 지난달 24~25일 대구를 찾았다. 그는 이틀 동안 대구에 머물면서 가족, 택시기사, 주유소, 편의점 직원 등 14명과 접촉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17번 확진자는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스크 품절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2009년 신종 플루, 2015년 메르스 때도 겪었던 마스크 대란이 아닌가. 그 때 당했던 고통을 잊어버리면서 또 겪고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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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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