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회사에 다니는 이모(32·여)씨는 최근 한달간 출근을 제외하고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장을 보기 위해 가던 마트도 더 이상 가지 않는 대신 ‘쿠팡 프레쉬’를 애용한다. 친구들과는 SNS로 연락하고, 가끔 영상통화를 하기도 한다.

# 백모(33)씨는 ‘넷플릭스’ 이용권을 연장했다. 최근 공개된 ‘킹덤2’는 물론 미드(미국드라마)와 영드(영국드라마)까지 주말마다 ‘정주행’으로 섭렵 중이다. 배달 음식이나 집에서 만든 간단한 군것질거리는 필수다.

# 대학 개강일이 미뤄지면서 새내기 대학생 박모(19·여)씨는 ‘캠퍼스 생활’ 대신 ‘홈베이킹’을 즐기고 있다. 3주째 집밖 외출 대신 쿠키를 굽거나, 수백차례 거품기를 휘저어야 만들 수 있는 일명 ‘달고나 커피’를 만들고 있다. 며칠 전부터는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 있던 컬러링북을 꺼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상 풍경이 달라지면서 ‘홈족’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외출을 하지 못해 ‘갑갑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지만, 나름 집콕·방콕 생활을 즐기는 이들도 있다.

정모(29·여)씨는 최근 블루투스 마이크를 구매했다. 평소 코인 노래방을 자주 가는데, 코로나19로 못 가는 대신 집에서 즐기겠다는 계획이다. 정씨는 “처음에는 외출을 못한다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도 있었는데, 며칠 지내다보니 또 익숙해지면서 나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찾게 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시간적으로 여유도 생기고, 이것저것 집에서 도전해볼 수 있는 것들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커피와 설탕을 넣어 거품이 단단해질 때까지 오랫동안 휘저어야 완성할 수 있는 ‘달고나 커피’가 유행하고 있는 것도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출을 못하면서 늘어난 시간적 공백을 채우기 위해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즐길거리’가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다.

헬스장을 가는 대신 홈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SNS 등에는 핫플레이스를 방문한 사진보다 집밥 사진이 대세를 이룬다.

집에서 즐기는 ‘취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클래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출신의 스타트업 ‘클래스101’은 취미생활을 위한 온라인 강의와 준비물을 챙겨주는 플랫폼으로 ‘홈족’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개학이 미뤄지면서 집에 있는 자녀와 함께 만들어볼 수 있는 소규모 DIY 상품 매출이 크게 올랐다.

클래스101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수강도 많이 늘었는데, 비누 만들기 등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소규모 DIY 관련 프로그램의 지난달 매출이 전달보다 290%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개학이 늦어지면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상품들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