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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우의 시 산책] 빨랫줄
18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PDF
  • 글=남은우·그림=박지영
  • 승인 2020.03.3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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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뻬
하나
때 지난

샤쓰 하나
팬티
하나
빨래집게에
물려
하루 종일
봄바람에
나부낀다.

-『할머니의 힘』
(문학동네, 2012)

 

◆감상 노트  봄바람에 빨래를 너는 것만큼 재미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게 시골집 울타리일 때 재미는 갑절이다. 어디 몸뻬, 팬티만 널리겠는가. 개나리꽃에 참새까지 널리면 진짜배기 봄 빨랫줄이 되는 거다. 우당탕탕 문짝이란 문짝은 다 열어젖힌 봄바람이 빨래를 그냥 둘 리 만무하다. 우룩부룩 울타리를 떠받고 달려드는 바람에 놀란 참새 떼가 돌멩이처럼 흩어지고 돌아오고를 반복하는 북새통에 아랫집으로 사라지는 빨래들……. 머위밭에 딸기밭에 앉아있는 빨래를 잡아 골목을 오르는 일은 언제나 꼬맹이 내 몫이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울타리에 빨래를 넌다. 당신의 분신 같은 몸뻬를 울타리에 척 걸치며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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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남은우·그림=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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