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후 가장 힘든 시기 보내고 있지만
주저앉지 않고 비대면 판로 개척 노력
지역기업 등 모두 위기 잘 이겨냈으면

변의현 사회적기업 우시산 대표

“모든 만물이 봄이 왔다고 해도 내 마음은 봄이 아니구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말이 요즘처럼 가슴에 와 닿은 적은 없다. 울산에 봄의 전령사 벚꽃이 만개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어 있으니 말이다.

지난 2월 22일, 코로나19 마지막 청정지역이던 울산에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모든 게 바뀌었다. 그로부터 두 달여 만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더 늘고 대중의 무서움은 매섭게도 차가운 바람이 돼 도시를 에워싸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필자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이자 관광벤처기업인 우시산 또한 창업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의 여파로 관광객이 줄어 매출은 80% 이상 감소하고,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텀블러 주문은 뚝 끊겼다.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오프라인 사업장 무기한 폐쇄라는 시련도 찾아왔다.

전국 유일의 고래 관광지인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내, 고래박물관과 고래문화마을은 많은 이들에게 고래 그리고 장생포를 널리 알리던 우시산의 사업장이 있는 곳이다. 언제나 웃음 가득했던 이곳은 코로나 확산 우려로 문을 닫아야했고, 우시산이 꾸던 ‘고래의 꿈’도 멈추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만 없는 노릇.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으로 구성된 가족 같은 직원들과 한 마음으로 똘똘 뭉치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으면 어떠랴. 우시산은 언택트(비대면) 판로 개척으로 살 길을 모색하고자 했다. 다소 시간이 있을 때 온라인 쇼핑몰을 개선함은 물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이란 대중을 뜻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로, 대중이 만든 기금을 뜻한다. 기존 금융권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자금 통로가 되면서 ‘대안금융’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우시산은 지난 27일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펀딩 프로젝트 <‘고래도시’ 울산을 덮친 코로나19>를 네이버 해피빈에 개설했다. 어르신들이 손수 만든 고래 열쇠고리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별까루 고래인형, 맨투맨 티셔츠 그리고 우시산의 대표 상품인 ‘유라 텀블러’ 등 매력적인 리워드 상품이 주효해 펀딩 개설 이틀 만에 목표금액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앞일이 캄캄했지만 뭐라도 한 번 해보자는 각오로 뛰어드니 희망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우시산의 이번 해피빈 크라우드펀딩이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사회적경제 및 관광분야 비대면 판로 개척의 성공사례가 돼 다른 기업들에게까지 확대됐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 우시산은 남은 펀딩 기간인 37일 동안 프로젝트(http://bitly.kr/Noa5AGVf) 홍보에 최선을 다함은 물론 큰 성과를 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요즘 같은 시기엔 “강한 회사가 버티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회사가 강한 회사”라 생각한다. 부디 지역의 모든 사회적경제기업과 관광기업,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 위기를 잘 버티고 이겨내 종반엔 다함께 활짝 웃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힘든 불사춘(不似春) 시기에 우리네 마음만은 따뜻한 바람이 부는 춘래(春來)이기를. 다시 ‘고래의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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