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아무렇지 않게 안녕’ 발매
“고음역대 ‘신곡’ 부르기 힘들어
내 강점 알기에 감정표현 올인
록발라드 등 다양한 색깔 담아”
아이돌 그룹 음악이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빼곡히 채운 요즘, 단연 눈에 띄는 곡이 있다.
지난해 3월 박혜원(HYNN·22)이 발매한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다.
발매된 지 넉 달 만에 차트에 진입한 이 곡은 9개월이 지난 지금도 멜론 등 주요 차트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킨다.
온라인상에서 “노래방에서 부르다 저세상 구경할 뻔했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높은 음역이 특징으로, 박혜원에게 ‘헬고음'이라는 수식어를 따라붙게 했다.
새 앨범 ‘아무렇지 않게, 안녕' 발매를 기념해 지난달 31일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동명 타이틀곡을 연습할 때 “잠시만 쉬었다 하자”는 말이 절로 나왔다고 했다.
“신곡은 ‘시든 꽃'이나 전작인 ‘차가워진 이 바람엔 우리가 써있어'보다 음역이 더 높아요. ‘시든 꽃'이 3옥타브 파 샵(#)이고 ‘차있어'는 솔 샵을 잠깐 치고 내려오는데, ‘아무렇지 않게, 안녕'은 솔 샵에서 계∼속 머물러 있죠. 끝났다 싶을 때 또다시 애드리브로 내질러요.(웃음)”
그는 ‘헬고음'이란 별명이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부담이 된다고 했다.
다음 발표하는 곡에서 더 높은 음역을 소화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서다.
“저에게 감정적인 부분에서 숙제를 내준 것 같아요. 회사 식구들도 ‘네가 고음 잘하는 건 아니까 이제 감정 표현 같은 디테일에 중점을 둬 보자'라고 했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장르에 상관없이 ‘믿듣흰'(믿고 듣는 흰)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느낌의 곡이 여럿 실렸다.
특히 ‘오늘에게'는 봄의 계절감이 느껴지는 경쾌한 노래로, 박혜원이 거의 처음으로 도전한 록 팝 발라드 요소가 가미된 미디움 템포 곡이다.
최근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에 출연해 록 장르 곡 ‘필링'(Feeling)을 부른 것이 도전 계기가 됐다.
“제가 부른 ‘필링'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예상하지 못했어요. 무대에 심취해서 부르다 보니 쇳소리라든지 목을 긁는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이 곡과 비슷한 장르를 불러보고 싶어 ‘오늘에게'를 신보에 담았어요.”
당시 박혜원은 고음 뿐 아니라 엄청난 성량, 긴 호흡, 완숙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면서 ‘가요계 유망주'로서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