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초·중·고교의 개학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부터 정상 출근한 울산 삼일초등학교 교사가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통합운영하고 있는 e학습터 자료 등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학습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여러분, 오늘은 ‘자석 장난감 만들기’ 유튜브 영상이랑 울산e학습터 자료로 과학 공부하면 됩니다. 댓글로 선생님이 답변 달아줄게요.”

1일 오전 울산 중구 삼일초등학교 3학년 1반 교사 변무영(38·남) 씨는 당일 반 학생들 수업 안내에 바쁜 모습이었다. 담임 교사 안내에 따라 학생들은 이날 각 가정에서 e학습터를 통해 자석의 성질(과학)과 시의 감각적 표현(국어) 등을 학습했다.

변 씨는 “아직 온라인 개학 준비 단계여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현재는 금요일에 주간학습 내용을 공지하고, 주중에는 기초시간표 기준으로 e학습터 홈페이지에서 교과별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 학생 전체 19명 중 10명가량은 매일 접속해 공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인터넷 설치가 돼있지 않거나, 스마트 기기가 없는 학생들은 교육청과 학교 지원을 통해 수업 동참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자체 조사 결과 전교생 428명 중 스마트 기기가 없는 학생은 50명, 기기 대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100명 수준이었다. 또 인터넷 설치가 안 된 가정은 10여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학교는 현재 보유 중인 태블릿PC 50~60대를 학생들에게 우선 대여해주고, 인터넷 미설치로 온라인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학교 컴퓨터실 이용을 안내할 계획이다.

하지만 비대면 수업 특성상 학생 관리가 가장 큰 난제로 떠올랐다. ‘댓글’로만 만날 수 있는 학생들을 일일이 관리해야하는 고충이 잇따르고 있다. 학생들이 강의에 집중하지 않거나, 스마트 기기로 게임 할 때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상태다. 가정에서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지도해줘야 하지만, 맞벌이나 조손가정 등에서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변 씨는 “온라인 개학 전 준비기간을 제대로 가지면 본격 개학 후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일부 교사들은 임시방편으로 ‘상벌점 제도’와 ‘댓글 피드백’을 자구책으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출석률이 높고, 댓글로 교사와 적극 소통하는 학생들에게 상점을 줘 온라인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거다. 또 각종 학습 사이트 댓글 기능을 통해 학생들의 어렵거나 궁금한 점을 실시간으로 해소하려고 노력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본격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3과 중3 교실의 온라인 개학은 당장 8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아직 온라인 개학을 어떻게 맞아야 할지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 회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대입과 수능 등 큰 사안이 있는 고등학교 교사들은 비상에 걸렸다”고 전했다.

중학교 교사 B(40)씨는 “온라인 개학이 열흘 남았는데 일부 교사들은 시스템을 익히는 것부터가 급선무”라며 “고입 준비와 학생들 성적 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걱정스럽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전국 초·중·고교 단계별 온라인 개학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9일 고3·중3, 16일에 고1~2·중1~2·초등 4~6, 20일에 초등 1~3학년이 각각 온라인으로 개학한다. 이날부터 전 교직원들은 정상 출근해 온라인 개학 준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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