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호우로 매해 잠기는 태화강 국가정원
강물 분산·하상정비 통한 수심 깊게 유지 등
수몰위기 해결 위해 시민 모두 지혜 모아야

조경환 개인사업가

울산시민의 염원이던 국가정원 지정이 지난 2019년 7월 12일 확정됐다. 순천만 국가정원에 이어 국가정원 제2호의 숙원을 이루기 위해 울산시민과 정치권,관련단체의 부단한 노력,그리고 지역언론의 집중적 조명과 관심이 마침내 결실을 이뤘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화지구( 중구 ) 484,998 m2 삼호지구 ( 남구 ) 350,454 m2 으로 총면적 835,452 m2이다. 정원은 대나무생태원, 계절정원, 무궁화정원, 참여정원, 수생정원, 철새공원,그리고 기타 농지와 편의시설로 조성된다. 도심 가까운 곳에 대규모 자연생태공원이 조성됨으로서 접근 편의성과 연 40억원의 예산지원으로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며, 교통혼잡과 인위적 요소가 자연과 태화강 생태환경에 영향을 줄 우려에도 울산의 미래에 긍정적이고 새로운 도약대가 될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국가정원 조성으로 다양한 기대와 순기능에도 태화강의 범람으로 인한 침수피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울산 시민들은 우려와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된 국가정원이 수몰의 손해를 입는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시민들이 겪게 될 상실감은 실로 가늠하기 어렵다.

태화강은 울주군 상북면 쌀바위,백운산 탑골샘에서 발원해 언양읍과 울산시를 관류해 울산만으로 유입된다. 상류의 유입 지류는 덕천천, 언양천, 대곡천, 척과천, 동천 등 20여 개의 제1지류와 그 외 제2~4 지류의 하천 등 지방하천 57개로 구성돼 있다. 총 유역면적 64,396㎡이며 백운산 탑골샘 발원지로부터 울산만까지 총 유로 연장 47,54km 이다. 그리고 제방 8개소 (21,014m) 호안 6개소, 배수장 7개소, 수문 통문 21개소, 통관 16개소의 치수시설이 건설돼 있다. 그러나 태풍과 집중호우 때문인 태화강의 범람은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공연한 걱정이 아니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태풍과 집중호우에 거의 해마다 물에 잠긴다. 지난해 10월 2일에도 울산에 158,5m/m의 비가 내렸다. 23시 40분 낙동강 홍수통제소는 태화강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고 시민의 정성이 가득했던 강변은 범람으로 초토화 되고 말았다.

울산기상대 자료의 최다 일 강수량 순위를 보면 1991년 8월 23일 (글라디스)417,8m/m 2005년 9월 6일(나비) 377,5m/m 2016년 10월 5일(차바) 266m/m 등으로 태풍과 집중호우 때문에 피해가 반복되고 있고, 불과 150m/m의 비에도 범람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상류인 상북과 언양의 집중호우로 홍수가 발생 했을 때 우회 물길이 없는 태화강 하류는 심각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울산 전역의 호우시 북구 호계 쪽 동천의 급격한 강물 유입으로 본류의 유속이 느려지고 여기에다 울산만의 만조까지 겹치면 태화강의 범람은 물론이고 구시가지와 삼산등 울산 시내 일부지역은 침수를 겪게 된다.

그동안 울산의 시민단체와 언론은 지속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현재의 치수시설과 방법으로는 홍수로 인한 피해와 태화강의 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 또한 이미 증명됐다. 반구대 암각화 구하기 운동본부 등 여러 시민단체가 사연댐 수문설치 등으로 댐수위를 조절해 암각화도 보존하고 대곡댐과 연계해 양쪽 주장이 팽팽한 식수 부족 문제와 현재 55.67m인 저수위를 47m 이하로 댐 수위 조절로 암각화 보존과 치수문제의 해결을 주장해 왔다. 우회 물길도 없고 그렇다고 새로운 댐을 건설할 여건도 안되는 상황에서 그저 하늘에 대고 두 손을 비빌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울산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수립에 나서 조만간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수천년 동안 시민들을 괴롭혀온 태화강 범람에 대한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제방을 더 높일 수도, 흙을 쌓아 국가정원을 만들 수도 없다면 남은 것은 급격히 유입되는 강물을 순리대로 흐르게 하고 분산하는 것이다. 그리고 준설 등 하상정비를 통해 강심을 좀 더 깊게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태화강 국가정원을 물에서 건져내는 논의의 첫걸음이 돼야 할 것이다. 계절은 바뀌고 호우와 범람의 위협은 상존한다. 치수와 치산은 국민생존의 기본이며 바로 지금이 국가정원을 수몰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울산시민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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