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인간이 찾아낸 바다 중에 가장 깊은 곳은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이다. 해구는 바닷속에 있는 계곡이라고 할 수 있고 해연은 그중에서도 더 깊은 곳을 말한다. 챌린저 해연은 그 깊이가 1만1,033m나 된다. 이 정도면 지표에서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보다 더 깊다. 에베레스트 산을 챌린저해면까지 던저 넣는다면 그 꼭대기가 잠겨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1960년 미국 해군 소속의 잠수정 트리에스트(Trieste)호가 조종사 세 명을 태우고 깊은 바닷속 1만916m까지 내려갔다는 기록이 있다.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을 정복하려는 욕망 못지 않게 바닷속의 가장 깊은 곳 정복욕도 간절하다.

그런데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산의 높이가 머잖아 바뀔지도 모른다. 현재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공식 높이는 해발 8,848m다. 히말라야 산맥을 사이에 두고 있는 중국과 네팔은 에베레스트산 높이를 놓고 수십 년간 티격태격 하고 있다.

현재 네팔 정부가 공식 인정한 높이는 해발 8,848m로 1955년 인도가 측량해 발표했다. 반면 중국은 2005년 측량한 8,844.43m라고 주장한다. 앞서 1975년 8,848.13m 발표했다가 수정한 값이다.

양국의 측량 값이 다른것은 에베레스트 꼭대기의 눈(雪)탓이다. 네팔은 해수면에서부터 에베레스트 꼭대기 바위를 덮은 ‘관설(冠雪)’까지, 중국은 정상바위까지만 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계에서는 2015년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대지진으로 에베레스트 높이가 다소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네팔과 중국이 지난해 10월 공동 측량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국이 돌연 단독 측량에 나섰다. ‘중국판 GPS(위성항법 시스템)’로 불리는 베이더우(北斗)등을 동원해 측정한 에베레스트산의 키는 조만간 다시 발표된다. 중국은 이번 측량으로 ‘과학굴기’를 뽑낼 것이다. 통신기업 화웨이는 지난 4월 29일 에베레스트산 해발 5,800m에 5세대(5G) 기지국을 세웠다. 하지만 네팔 정부가 인정해야 공식 높이가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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