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계가 카타르와 LNG선 100척, 약 23조6,000억원 수준의 수주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글로벌 조선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 부활의 신호탄이 되기에 충분한 규모다.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도 적잖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국내 조선사들이 ‘역대급’ 수주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중국의 경쟁사들과의 ‘초격차’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은 특히 LNG선 제조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LNG 관련 선박의 핵심 기술인 화물창, 연료공급시스템, 재액화설비 기술에서 다른 국가 조선사를 압도한다. 현대중공업만 해도 LNG 화물창인 멤브레인형 하이멕스(Hi-Mex), 연료공급시스템과 재액화시스템인 Hi-Gas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한국해양조선의 새 식구가 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월 기준 세계 LNG선 수주 1위다.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외에도 컨테이너선 등에서 수주 대박을 이어가기 위해선 경쟁사들과의 경쟁력 격차를 더욱 더 벌려야 한다. IT융합기술을 넘어 5G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조선소 구축을 통해 ‘초격차’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수주 대박 소식이 전해진 어제 울산시가 주관하는 ‘5G 기반 조선해양 스마트 통신 플랫폼 및 융합서비스 개발’ 착수보고회가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 사업은 울산시가 올해 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 사업에 제안서를 제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평가를 거쳐 선정된 것이다. 디지털 조선소 통신 플랫폼 기술 개발, 복합 측위 기반 물류·공정 관리, 조선해양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위한 디지털 조선소 지능화 플랫폼 기술 개발, 3D 디지털 맵, 밀폐 공간 작업자 안전 확보를 위한 융합 시범 서비스 개발 및 운영, 복합·협소공간·밀폐공간 구축 및 통신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스마트 통신 플랫폼 검증 테스트베드 운영 등이 주요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KT,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STX조선해양,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대학교, 전자부품연구원, 네오리플렉션 등 16개 기관 총 129명이 참여한다.

울산이 미래 조선 산업의 메카로 다시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기업이 제 몫을 다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울산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지역 조선업체들이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살펴 각종 규제를 과감히 풀어줘야 한다. 해외 선주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조선업 노사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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