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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점점 좋아지는 걸까, 나빠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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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산스님 황룡사 주지
  • 승인 2020.06.0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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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019년 출산율 0.92로 세계 최하위
아프리카 등 후진국은 반대로 증가 추세
인구절벽 문제지만 선진국 들어섰단 의미

부족한 것보단 누리고 있는 행복 돌아보자

황산스님 황룡사 주지


내가 살고 있는 장소나 직업, 취미 등이 좋으면 타인에게도 권하게 됩니다. 예전 스님들은 젊은 사람을 만나면 이유불문하고 ‘출가하라’라는 말부터 했습니다. 지금은 물어보지 않으면 권하지 않을 정도로 보수적으로 변한 것 같습니다. 출산에 관해서도 내가 정말 행복하면 내가 누리는 행복을 아이에게도 전해주고자하는 욕망은 본능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2019년 출산율이 0.92로서 세계 최하위입니다. 출산율이 저조한 것을 보면 우리들은 행복을 누리기보다는 딴 곳에 정신 팔려 있는 듯합니다. 재물이나 자존심, 의심, 비교하는 마음 등은 지금 물질이나 과거 또는 미래에 집착하게 합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을 느끼고 누려야 여유로운 행복감을 갖는 것인데 딴 곳에 정신이 팔려 있으니 쫓기는 듯한 불안감이 들어 가족보다는 숨고 싶어서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 여기게 됐습니다.

올해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닌가요?’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70~80년대 둘씩만 낳자고 하다가 하나씩만 낳자고 할 때까지는 세계 인구 증가에 대한 걱정에 우리나라도 출산율 떨어뜨리는 운동을 전개해 나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도 인구증가에 대한 위험을 말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에 대한 걱정뿐입니다. 올해부터는 돌아가시는 분의 인구가 출생자들보다 더 많아지게 되니 해마다 인구는 줄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표시가 나지 않지만 10년정도 지나면 피부로 느낄 정도가 될 것입니다.


개구리가 담긴 시원한 물에 점차로 열을 가하면 점점 미지근하게 되는데 그 안의 개구리는 죽는지도 모르게 죽는다고 합니다. 우리의 출산율 저하는 지금 당장 표시는 덜나지만 대비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모릅니다.
출산율에 대한 해결책을 꼭 출산율 상승을 위한 정책을 펴는데만 집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좀더 넓은 시야로 바라본다면 인구문제는 아직도 진행중이며 세계 인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50억 인구라고 했던 것 같은데 2019년을 기준으로 세계인구는 77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서구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출산율은 낮지만 아프리카 지역은 아직도 굉장히 높습니다. 니제르는 7.0이고 소말리아, 콩고, 망골라, 나이지리아 등은 5.5~6.1로서 매우 높은 출산율을 보입니다. 아프리카 지역의 인구 증가는 놀랄만큼 빠르고 인도를 비롯한 아세안 지역도 2.2~3.5에 해당하니 꽤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1996년도 5.5 정도 출산율이었으니 인구 증가 속도가 엄청났었습니다.

선진국의 인구는 늘지 않고 후진국의 인구는 굉장히 빠르게 증가한다는 소식을 접하면 걱정되는 것이 극빈층이 더 많아져서 난민들이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것일텐데요, 다행히 후진국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이 발전해서 거의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영아 사망률이 낮아졌으며, 예방접종 보급률도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문명의 발전은 대한민국에게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인류 곳곳에 보급된 것입니다. 아직도 세계 인구의 10%정도는 의식주 문제가 원활하진 않지만 100년전, 30년전보다는 훨씬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명의 발전은 의식주와 위생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만 물질적 욕망을 과하게 키워서 방황하는 사람도 많아지게 합니다. 우리 한국 사회도 문명의 빠른 발전으로 의식주 문제뿐만아니라 기본적인 복리 후생의 문제까지도 거의 해결됐습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치안이 잘 돼 있고, 의료시설과 교육, 문화 시설이 잘 돼 있습니다. 많은 것이 이미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악의 경제이다, 불안하다’ 하면서 힘들어합니다. 재물욕, 명예욕은 탐하면 탐할수록 끝이 없어지고 행복을 누리는 감성을 메마르게 합니다. 경제가 나쁘다는 말은 많지만 하늘과 대지, 숲, 강, 바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는 하는 사람은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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