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항공업계를 시작으로 진행됐던 감원 바람이 정유, 중공업에 이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왔던 전자업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울산석유화학공단 전경. 울산매일 포토뱅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세계경제 침체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자금압박, 고용유지라는 이중고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글로벌 팬데믹 파고를 넘기엔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하반기 글로벌 경제전망과 이에 대한 기업들의 생존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 6월 세계경제전망(수정)’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로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보다 8.2%포인트 낮은 수치로 선진국은 8.0%, 신흥국은 3.0%, 한국경제는 2.1% 역성장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소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는 IMF가 지난 4월 "100년 전 대공황 이후로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예고한 데 이어 이번 수정 전망에서는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더욱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MF의 이같은 전망은 코로나19가 내년 초에 다시 퍼지지 않고 세계 금융 여건이 지금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코로나 확산 초기에 예상한 것보다 충격이 더욱 크고 빠른 회복은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 지표들을 보면 우리 경제가 2분기에 더욱 심각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올 2분기 세계 각국의 서비스 생산, 소비 급감과 함께 저숙련 노동자들의 실직이 크게 늘면서 노동시장이 타격을 입어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전일제 근로자가 3억 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암울한 경제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미래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장기 침체에 대비해 구조조정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광고/마케팅, 교육훈련, 복리후생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을 동결하거나 삭감하려는 분위기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최근 매출액 기준 2천대 상장사의 실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 재계의 키워드를 ▲ 생존(Survival) ▲ 비용 절감(Cost Cutting) ▲ 구조조정(Out) ▲ 언택트(Untact) ▲ 조직 변화(Transform) 등으로 예상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생존을 위한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하반기에도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에 생존 비용 마련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항공업계를 시작으로 진행됐던 감원 바람이 정유, 중공업에 이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해왔던 전자업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 국내기업 구조조정 현황  
 

LG전자는 지난달 20일 경북 구미 사업장에 있는 TV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이전키로 결정하고 500여명의 생산직 근무자를 대상으로 재배치 면담과 함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말까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완전 철수키로 결정하고 상시 희망퇴직 등 전체 인력 규모를 5~10% 줄이기 위한 감축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실적 적자와 LCD 사업 정리를 이유로 2018년부터 지난 해까지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에도 희망퇴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쓰오일도 올해 상반기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내년에도 정기 희망퇴직형태로 인력구조조정 기조를 이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노사전문가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기업들이 자금부담을 덜고 감원을 대체하기 위해 시행한 무급·순환 휴직 등의 비상조치들도 이젠 한계에 달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이 늦어질수록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고, 인력감축 바람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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