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실습을 할 마땅한 일자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역 경제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기업들이 실습생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지역 일부 직업계고등학교의 취업률은 한때 100%에 달했다. 마이스터고와 같은 인기 있는 직업계고 출신자들은 대기업 취업은 물론 중견기업을 자신들이 선택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직업계고 취업률은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초 분석한 울산지역 직업계고등학교의 취업률은 28.1%로 집계됐다. 2016학년도 45.4%였던 취업률은 2017학년도 38.9%, 2018학년도 26.1%로 2년 연속 하락하다 조금 반등 한 것이지만 예전의 취업률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지난해 울산교육청이 재구조화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취업률이 반짝 상승했다고 한다. 특히 울산시교육청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기업을 확대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 지난해엔 전년(157곳)보다 는 238곳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는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학생들이 실습 오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사 등 제조업 중심의 울산지역 산업체는 일감 부족 등으로 휴업을 반복하고 있어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게 현실이다.

울산교육청은 학생들의 실습을 돕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성과가 크지 않은 모양이다. 시교육청은 지난달부터 다음 달까지 기업 발굴 중점기간을 운영하고, 이 기간 중 인건비를 집중 집행하고 있다. 기업체와 학생 모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교육부의 지침대로 현장실습 기간도 기존 4주에서 1~2주로 단축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울산시교육청은 최근 울산항만공사(UPA)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협력업체 5곳에 8명, 한국도로공사 사업단 2곳에 5명의 현장실습을 추진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직업계 고교 졸업자들의 취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사교육에 멍든 우리 사회의 학력 인플레를 타파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것을 현장에서 실습하는 일부터 막힌다면 이들의 취업률을 높이는 일도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미래 신산업과 지역 전략산업 등과 연계한 산업 맞춤형 교과운영을 통해 직업계 졸업생들의 역량을 높이고, 보다 다양한 기업에서 현장 실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들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직업계 학생들이 차질 없이 실습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겠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