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는 하루에 줄잡아 100km이상을 유영한다. 수족관에 가두려면 최소한 직경 20∼30km는 되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돌고래는 초음파를 내보내고 그것이 반사되는 것을 감지해 물체를 인식하고 대화도 나눈다. 수조에 갇힌 돌고래는 하루 종일 초음파가 사방 벽에 연쇄적으로 부딪혀 돌아오는 소음에 시달린다. 인간이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중의 하나라는 ‘이명(耳鳴)’을 수족관의 모든 돌고래는 겪으며 산다. 따라서 수조의 벽은 ‘재반사 초음파'를 흡수할 수 있는 최첨단 재질로 축조해야 한다.

해파리나 금붕어는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 하지만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고 도구도 사용할 줄 아는 돌고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억류돼 있다는 걸 분명히 안다.
야생에서 족히 50년을 사는 돌고래는 언제 포획됐느냐에 따라 잘못하면 수십 년을 ‘빠삐용'처럼 살아야 한다. 따라서 감금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심리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지난 7월 22일 장생포 고래생태체험장에서 또 한마리의 큰돌고래가 폐사했다. ‘고아롱’이라는 이름의 수놈이며 2009년 10월 고래생태관이 개관할 때 일본 와카야마(和歌山) 현 타이지(大治)에서 들여온 창단 멤버 중 한마리다. 만 18세인 ‘고아롱’은 체온이 갑자기 오르더니 며칠 만에 구토 증세를 보이다가 숨을 거두었다. 큰돌고래의 평균 수명이라는 40년의 절반도 살지 못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지금까지 총 8마리의 돌고래를 수입했으며 4마리의 새끼를 출산했다. 이번에 죽은 ‘고아롱’을 포함해서 8마리째 폐사했다. ‘돌고래 감옥’ ‘돌고래 무덤’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게 됐다. 현재 장생포 고래체험관에는 고아롱과 함께 들여온 암컷 장꽃분, 장꽃분이 낳은 수컷 고장수(3살), 그리고 2012년에 수입한 암컷 장두리(11살), 2017년에 수입한 암컷 장도담(7살) 등 네마리가 남았다. 이들의 목숨도 보장할 수가 없다.

서울대공원 돌고래 쇼장이 폐쇄되고 2013년 7월 18일 제주 김녕 앞바다로 돌아간 큰돌고래 ‘제돌이’의 안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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