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북구에서 중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 학생이 다니던 학교와 인근 학교 등 5곳이 13일 등교수업을 중단했다. 이날 등교수업이 중단된 북구의 한 중학교.  
 

울산에서 처음 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지역감염 재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원 3곳과 카페 등 동선이 복잡하고 집단 접촉이 많은 탓에 역학조사가 쉽지 않은 가운데 관련자만 1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구 천곡중학교 2학년 A(13)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함께 거주하는 A양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음성으로 확인됐다.
A양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고, 현재 울산대학교병원 음압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양은 전날 울산에서 61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B(31·북구)씨의 처 사촌동생이다. 이들은 지난 9일 오후 8시 34분께부터 10시께까지 다른 친지 3명과 함께 북구의 한 동전노래방에 간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당일 다른 친지 10명과도 식사 등을 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양은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에는 등교하지 않았지만, 학원과 카페 등 다수와 접촉할 수 있는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B씨와 접촉한 이튿날인 지난 10일 오후 4시 미술학원, 오후 6시 교습학원, 오후 9시 태권도 학원을 방문했다. 지난 11일에는 오후 4시 40분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 친구 1명과 분식집을 방문했고, 학원 교사와 학생 등 5명과 함께 오후 5시 2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스터디카페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6시 5분부터 오후 9시까지 교습학원을, 이후 오후 10시까지는 태권도 학원에서 수업을 받았다. 12일에는 낮 12시부터 오후 1시 15분까지 네일숍을 방문했고,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친구집을 찾았다. 오후 3시 45분에서 50분 사이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들렀다가 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미술학원에서 수업을 받고 집에 돌아온 뒤 오후 7시 북구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A양은 대부분 도보를 이용해 이동했으며, 11일에만 태권도 학원 차량을 이용해 귀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교육청은 A양이 다니는 천곡중을 비롯해 달천중, 상안중, 달천고, 동천고 등 일대 중·고등학교 5곳에 대해 모두 등교 수업을 중지하고 원격수업으로 대체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끝날 때까지다. 인근 초등학교 5개교도 긴급돌봄 체계로 전환했다. 북구청은 이날 하루 지역 어린이집 35곳에 대해 영유아보호법에 따라 임시휴원 조치를 실시했다.
지난달 17일 이후 26일만에 지역감염 사례가 등장한데다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학생 확진자가 나오면서 보건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B씨와 관련된 접촉자는 A양을 포함해 62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45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A양과 관련된 접촉자와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112명에 이른다. 미술학원의 교사와 학생 등 7명, 교습학원의 교사와 학생 등 34명, 태권도 학원의 사범과 학생 등 47명 등이다. 식당 등 기타 장소에서의 관련자도 16명이다. 학원 3곳의 관련 학생만 76명인데, 보건당국이 추가 동선과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30일부터 31일, 이달 6일 서울 남대문시장과 가까운 선릉역 인근을 방문했으며, 이달 4일과 8일에는 부산시청역 인근을 찾았다.
보건당국은 B씨의 감염 경로로 집단감염이 번진 서울 남대문시장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경위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 사이 남대문시장 인근을 방문한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검사를 독려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신고자는 1명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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