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더 커졌다. 긴 장마와 태풍까지 겹치면서 농작물의 작황이 좋지 않은 영향으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코로나19로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들과 딸, 손자들이 오지 않는다고 차례 음식을 줄여 간소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제수용품을 마련하는 데도 지난해보다 적지 않은 비용이 더 들 것이다. 때문에 올해 추석 차례상은 가능한 간소하게 하는 곳도 많을 것이다. 또 가족이나 손님들이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아예 음식을 하지 않는 가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추석은 코로나19로 간소하게 음식을 준비하더라도 조상님들은 충분히 이해하실 것이다.

어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물가동향에 따르면 추석을 보름 앞둔 지난 16일과 지난해 추석(9월 13일)을 보름 앞둔 8월 29일의 경락가격을 비교한 결과 제수용품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품목에서 가격이 올랐다.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많이 팔리는 사과 홍로(등급없음)의 경락가격은 10㎏ 한박스에 4만780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1만5,000원보다 무려 213%나 올랐다. 울산의 특산품인 배(황금, 조생종, 특1등)의 경우 7.5㎏ 한 박스가 지난해 1만5,000원에서 올해 3만857원으로 106% 껑충 뛰었다. 채소류 중에서 적상추(20㎏, 상2등)가 7,000원에서 1만9,600원으로 180%, 애호박 6㎏(특1등)는 1만6,628원에서 3만9,900원으로 140% 치솟았다. 수산물 중에서는 고등어(20㎏) 한 박스가 52% 오른 5만8,000원, 오징어(10㎏)는 23% 오른 4만3,283원에 각각 가격이 형성됐다.

이처럼 추석 물가가 크게 올라 서민들은 추석 쇠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조상을 모시지 않을 수 없어 이래저래 걱정만 커진다. 올해 추석에 상여금까지 받지 못하거나 지난해보다 줄일 예정인 중소기업도 많을 것이라는 언론보도도 있어 추석을 보내는 근로자들의 어깨는 더 처질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해 아들과 딸들이 없는 추석을 보내야 할 상황이어서 즐겁고 풍성해야 추석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종식이 더 중요하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마음만은 풍성할 수 있도록 전화로 인사를 대신하고 선물도 보내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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