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 우려가 제기되는 추석 연휴를 열흘여 앞두고 울산에서 또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엿새만에 지역감염으로 발생한 확진자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지역사회는 물론 산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인근 부산 동아대 집단감염 확진자와 접촉자에 울산 학생 수십여명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엿새만에 지역감염… 현대차 사무직=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코로나19 142번(34·남구) 확진자가 지난 19일 발생했다. 이달 13일 141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0명’을 유지하던 울산에서 엿새만에 확인된 신규 확진자다.

142번 확진자는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설비 관리 부서에 근무하는 사무직으로, 지난 18일 오전 8시 출근했으나 37.5도의 발열이 확인되자 즉각 퇴근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역학조사 결과 그는 지난 16일부터 미각과 후각이 점차 사라졌고, 17일 오후에는 미열 증세를 보였다. 그는 13~14일, 17일 두차례에 걸쳐 부친의 진료를 위해 대구 본가와 서울의 병원을 방문했다. 15일과 16일에는 오전 8시 출근해 오후 5시 퇴근했다.



# 가족·회사동료 일부 ‘음성’… 현대차 울산공장 21일 “정상가동”=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파악한 142번 확진자 관련 접촉자와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대구의 가족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40명이다.

부인과 아들, 대구의 부모 등 가족 4명은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현대차의 같은 부서 동료 21명, 청소직원 1명, KTX 울산역에서 접촉한 현대차 직원 3명도 진단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

142번 확진자는 자차를 이용해 현대차 명촌 정문까지 이동한 후 사내 순환버스를 타고 사무실까지 출퇴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버스 안에는 CCTV가 없어 142번 확진자가 탑승한 버스는 특정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기사들의 교대운행, 배차시간 등을 고려해 모든 순환버스 운전기사인 14명, 현재까지 확인된 탑승자 70명에 대해 모두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 등을 토대로 파악하고 있는 버스 탑승자 인원은 조사 과정에서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142번 확진자는 구내식당도 이용했는데, 칸막이와 대각선 좌석 등 거리두기가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같은 시간 식당을 이용한 20명을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해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월 28일 2공장 직원이 지역 13번째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약 7개월만에 두번째다. 당시 2공장은 방역을 위해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142번 확진자 발생에 따른 차질은 없으며, 21일 공장은 정상가동 된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가 확인되지 않았고, 출퇴근 사내 순환버스에서 142번 확진자와 현장직의 접촉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142번 확진자의 근무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고, 현장직 근무시간은 1직(오전조) 오전 6시 50분부터 오후 3시 30분, 2직(오후조) 오후 3시 30분부터 0시 30분까지다.



# 감염경로는 “아직 불명확”… 누적 사망자는 2명으로 늘어= 142번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다.

142번 확진자가 대구에서 접촉한 부모와 친구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서울의 병원과 호텔 등 다른 동선에서도 의심할 만한 정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인이나 아들, 현대차 직원 등 접촉자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울산 안에서의 감염 가능성도 추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142번 확진자의 GPS 정보를 받아 세밀하게 역학조사를 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의심할만한 단서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울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중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는 △11번 △13번 △78-81번 △89번 △100번 △114번 △126번 등 7건이다.



이에 더해 부산 동아대 부민캠퍼스 집단감염 확진자 중 울산 학생 1명이 확인되면서 지역사회 긴장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이 대학 학생(부산 366번)이 지난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 대학 확진자는 9명으로 늘어났다. 파악된 접촉자만 506명이며, 이 중 기숙사생 319명 가운데 64명이 울산 학생으로 확인되고 있다. 울산시는 동아대 집단감염 관련 접촉자 등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인원 수 등은 집계해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일명 ‘고스톱 모임’에 참석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울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84세 남성(95번)이 지난 18일 숨졌다. 울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두번째 사망자로, 앞서 지난 3월 31일 울산대병원 음압병상에서 치료 중이던 68세 남성(15번)이 숨진 이후 약 6개월만이다.

이날 기준으로 24명이 울산대병원 음압병실에 입원 중이며, 134·135·140·141번 확진자가 중증으로 산소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141번 확진자는 기저질환 등으로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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