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경희대 외래교수

비타민D, 뼈·관절·골밀도 등과 밀접한 관련
결핍땐 면역력 저하·각종 호흡기질환 위험↑
균형있는 식사·적당한 외부활동으로 채워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야외활동이 크게 줄고 실내활동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늦가을부터 겨울에는 낮은 기온 때문에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일조량(日照量)은 줄면서 비타민D가 부족하기 쉬워진다. 
비타민D는 음식과 햇볕을 통해 체내에 흡수된다. 음식으로 섭취한 비타민D는 자외선(UV-B)을 통해 피부세포가 만든 비타민D와 만나 간과 신장에서 효소 작용을 거쳐 활성화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4)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농도를 측정한 결과 72%가 기준치 20ng/ml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비타민D 결핍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도 2015년 약 5만 명에서 2019년에는 약 16만 명으로 약 3.2배나 증가했다. 
비타민D의 대표적인 역할은 혈중 칼슘과 인의 수준을 조절하는 것이다. 또한 소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도와 뼈의 성장을 돕고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혈액 내 칼슘과 인의 농도가 떨어지면서 부갑상선호르몬(parathyroid hormone)은 뼈 속 무기질을 혈액으로 배출시켜 혈중 칼슘 농도를 유지시킨다. 반복되면 뼈의 밀도가 낮아서 쉽게 부러지고 휘어지는 골다공증(또는 골연화증)이 나타난다. 성장기에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구루병이라고 하는데, 다리가 휘어지는 것 같은 성장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면역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난다. 비타민D 부족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 병원체에 맞서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자가면역질환의 위험은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러스가 세균과 같은 병원체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면역체계에 따라 비타민D는 우리 몸을 지키는 항균펩타이드(항균성 단백질)의 생성을 촉진해서 병원체를 사멸시킨다. 또한 비타민D 부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각종 호흡기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암과의 연관성도 주목받고 있다. 비타민D는 여러 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조절하는 데도 관여하는데, 최근 연구 결과 비타민D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에 작용하는 등 암 예방 효과에 대한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혈중 비타민D 농도와 대장암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비타민D 농도가 높은 집단(평균 40ng/ml)이 낮은 집단(평균 16ng/ml)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46%가량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남성이 실내 생활 위주의 남성보다 전립선 암 발생이 3~5년 늦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야외 활동으로 인한 오랜 기간 동안 피부에 축전된 자외선 노출이 피부암 등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비타민D의 가치를 폄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비타민D의 상한섭취량은 한국영양학회 기준 0~11개월은 25μg(1000IU), 그 이상 연령대는 60μg(2400IU)이며 미국 내분비학회에서는 100μg(4000IU)로 정하고 있다. 시중에서 파는 종합비타민제나 칼슘제에 포함돼 있는 비타민D 함량은 약 200~400IU로 50세 이상 성인에게 충분한 양이다. 그러나 5배(2000IU)를 넘어서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고, 하루 4000IU 이상 장기 복용 시 비타민D 중독이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비타민D 주사를 비급여로 권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굳이 고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주사를 맞을 필요는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햇빛과 음식으로 자연스럽게 채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균형 있는 식사와 적당한 외부활동이 있는 성인이라면 비타민D결핍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몸에서 ‘알아서’ 합성을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뼈와 관절, 골밀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양소인 만큼 비타민D를 통해 골다공증 등 근골격계 질환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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