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소규모 모임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울산에서 열린 아랑고고장구 지도사 자격증시험이 새로운 뇌관(雷管)으로 떠오를까 지역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24일 울산시에 따르면 남구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와 북구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B씨, 울주군에 거주하는 여성 C씨가 차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울산지역 176~178번 확진자다.

이들은 모두 지난 20일 남구 월평로 68 우양빌딩 6층에서 열린 아랑고고장구 지도사 자격증시험에 참석했다. A씨는 시험을 주최한 아랑고고장구 울산지회장으로 당일 시험을 안내하는 등 행사를 총괄했고, B씨와 C씨는 시험 응시자이자, 시험 안내도 담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652번 확진자가 부산 초연음악실을 방문했다가 이 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652번 확진자와 A씨 등이 접촉해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무게를 얻고 있다.
부산 초연음악실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후 기준 19명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날 장구시험 참석자들이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집단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당시 시험장에는 응시생 78명, 시험 감독과 안내 51명 등 129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응시생은 울산과 부산, 경남 등 영남권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감독관은 서울·경기, 전남 등 전국단위에서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시험 특성상 응시생이 시험 시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점도 드러났다.

방역당국은 참석자들의 인원뿐만 아니라 이들의 전국 분포도 등을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입 명부는 QR코드가 아닌 수기로 작성됐고, 명부에 반영되지 않은 인원이 추가로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시험장을 방문한 경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으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울산지역 참석자는 129명 중 34명으로 응시자 18명, 관계자 16명 등이며,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울산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등 여러 지자체가 얽혀 있고, 방역 인력도 넉넉지 않은 탓에 울산시는 질병관리청에 긴급대응팀을 요청했고, 2명이 파견돼 접촉자, 동선 등 역학조사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전국 단위, 또는 다른 지역에서 다중이 참석하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방역당국에 신고를 하고 방역 지도를 받았더라면 참석자 파악 등에 이렇게까지 어려움을 겪진 않았을 것”이라며 “울산뿐만 아니라 부산과 경남 등 영남권역에서 관련 확진자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치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중구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이 울산지역 175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주말인 지난 21일과 22일 군산 33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산 33번 확진자는 앞서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175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1명은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됐고, 동선노출자로 분류된 택시기사는 검사 예정이다. 고속버스에서의 접촉자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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