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영작가가 그린 여성독립운동가 이효정(1913~2010).  
 
   
 
  ▲ 윤은숙작가가 그린 여성독립운동가 이순금(1912~?)  
 
   
 
  ▲ 이상열작가가 그린 여성독립운동가 손응교(1917~2016)  
 
   
 
  ▲ 손응교가 9세 때 울산으로 이사한 후 결혼 전까지 생활했던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본가 터. 사진=울산여성가족개발원 제공.  
 
   
 
  ▲ “울산에서 개최된 여자운동회 ?가장행렬로 인기를 집중” (동아일보. 1932년 10월 22일자) 여자운동회는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볼거리이자, 지역 여성들의 큰 문화행사였다.   
 
   
 
  ▲ <울산여성의 독립운>동 책 표지  
 

< 글싣는 순서>

프롤로그.

1.울산여성, 식민지를 살다

2.울산여성의 교육-배워야 산다

3.울산여성의 사회운동-민족해방, 여성해방의 길로

4.울산여성독립운동가의 생애와 활동

(1)이순금(1912~?) (2)이효정(1913~2010)

(3)손응교(1917~2016) (4)울산의 여성사회운동가

지역 독립운동 유공자 96명중 여성 2명

식민지 이전 인격체로 존중 못 받아

개항이후 여성들 목소리 내기 시작

울산야학·여성청년회·부인회 통해 활동

격변의 시대 여성들의 주체적인 삶의 의지

일제 강점기 여성사적 맥락에서 조명

"관련사료 제한적…작업 힘들었지만 자부심”

울산의 독립운동가를 얘기한다면 많은 이들은 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고헌 박상진선생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울산 여성독립운동가는?

일제 강점기 많은 울산여성들이 민족의 독립을 외쳤겠지만, 그 기록은 남아 있지 않고, 어딘가에 있을 기록조차 찾으려는 노력도 그동안 거의 없었다. 다만 최근 울산의 3.1운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되면서 언급되는 인물이 있다면 이순금, 이효정, 손응교 정도다.

◆ 이순금, 이효정, 손응교 등 다뤄

지난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가 333명의 독립운동가를 새로이 포상하면서 독립유공자가 총 1만5,511명이 됐다.

이 중 여성은 433명이다. 또 울산 본적 독립운동 유공자는 모두 96명이며 이 중 여성은 단 2명이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은 지난 한 해 울산의여성독립운동가들을 찾아 나섰다.

오래된 신문과 도서관을 뒤지고 전문가들을 만났다. 단서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했다.

울산에서 혹은 울산출신의 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발굴하는데 목표를 두고, 그 이름이 개인의 명예와 역사로 기록되는데서 그치지 않고 독립운동에 참여한 ‘울산여성’이라는 역사로 기억되기 위해 그들의 울산야학활동, 여성청년회 활동, 부인회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책 「울산여성의 독립운동」이다. 이 책은 울산여성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활동들이 기록돼 이달 중으로 선보인다.

필자는 울산지역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정계향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객원교수, 원영미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객원교수, 황은혜(초등교사), 백승아(초등교사), 배문석(울산노동역사관 사무국장), 문은미 울산여성가족개발원 부연구위원이다.

창간30주년을 맞은 본지는 지난해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이 연구조사한 성과물을 바탕으로 ‘울산여성독립운동 톺아보기’라는 타이틀로 여덟 차례에 걸쳐 울산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울산여성독립운동가로 최근 언급되기 시작한 이순금, 이효정, 손응교를 비롯해 근우회 울산지회 김수봉, 김지순, 이말선, 정립분, 김성래, 김순연, 울산 언양 여자청년회 김복순, 박소선, 김명주, 국가보훈처 독립유공자 공적조서에서 울산에 본적을 둔 유공자 송명진, 이갑술, 울산여친회 김말순 등의 독립운동 활동을 담는다.

◆ 식민지 상황을 통해 보는 울산여성의 삶

일반적으로 독립운동을 떠올리면 ‘식민지’라는 역사적, 사회 전반적 상황을 빼고는 얘기할 수 없다.

식민지는 여성사의 관점에서 엄청난 격동의 현장이어서 식민지 여성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여성독립운동을 논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민지 이전 우리나라 여성은 한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했다.

조선의 여성은 물질적(생물학적)으로 존재하지만, 정신적, 사회적, 문화적으로는 아무런 인정을 받지 못했는데 이는 이 시기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쓴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한국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시기가 개항이후 즉 식민지 시기다.

이 시기 여성들을 둘러쌌던 시대적 조건들의 변화 즉 사회적 위치, 교육상황의 변화를 이해해야 어떻게 여성들이 역사(독립운동)의 주체로 설 수 있었는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본지가 울산여성가족개발원과 함께 진행하는 ‘울산여성독립운동 톺아보기’에서는 먼저 일제시기 울산 여성의 역사를 <울산여성, 식민지를 살다>, <울산여성의 교육-배워야 산다>, <울산 여성의 사회운동-민족해방, 여성해방의 길로>로 나눠 살펴본다.

또 울산에서 여성들이 어떻게,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사회적 지위가 어떠했는지 기존 연구가 없지만, 울산에 존재했던 여러 여성단체, 현재 가끔이라도 이름이 거론되는 여성독립운동가들인 이순금, 이효정, 손응교의 생애와 활동을 여성사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이순금(1912~?)은 1930년대 학생·노동자로, 항일운동을 펼쳐 4차례나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다.

손응교(1917~2016)는 울주군 범서읍 입암 출신으로, 17세 새댁으로 아이를 업은 채 일제의 감시망을 뚫고 비밀연락책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또 이효정(1913~2010)은 경북 봉화 출신이지만 울산에 와 보성학교 교사로 항일 교육을 했고 일제강점기 말 여운형이 주도한 비밀결사 ‘건국동맹’의 울산 연락책을 맡았다.

◆ 울산여성독립운동가, 여성사적 맥락 조명

독자들은 약 10개월간 매달 1회에 걸쳐 일제 강점기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려했던 다양한 울산여성의 삶을 만나게 될 것이며, 그들의 삶은 독립운동의 유무를 떠나 여성사적 맥락에서 조명될 것이다.

이미영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원장은 “알려진 울산여성독립운동가가 거의 없는데다, 관련사료 또한 제한적이어서 힘든 작업이었지만 지난 1년간 울산여성들의 한 역사인 여성독립운동사를 기록한다는 자부심에 작업을 진행했다”며 “사료를 바탕으로 한 기록과 다양한 정보를 통해 당시 울산여성이 삶에서 독립운동에 어떻게 참여했는가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영란 울산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울산은 여성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매우 낮은 도시임에도 불구, 그동안 울산여성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보고 그들의 얘기를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울산여성독립운동가 발굴과 기술은 활발한 울산여성사 연구와 기록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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