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속 화학물질 암‧심뇌혈관질환 등 유발
코로나19, 침투통로 많은 흡연자에 더욱 치명적
본인 건강과 가족 미래 위해 ‘금연’ 꼭 성공하길

신송우
울산금연운동협의회 부회장
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이학박사

해마다 새해가 되면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금연 결심을 한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금연을 결심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은 ‘과연 올해는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앞설 것이다. 필자는 지난 10여년간 울산에서 적극적인 금연활동을 해오면서 수 많은 흡연자들의 다양한 금연성공담과 실패담을 청취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해 또 다시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금연성공에 도움주고자 한다.

담배회사에서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담배연기 속에는 8,000 여종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고 그 중에 약 100종은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라고 한다. 담배연기 성분 중 그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가장 많이 밝혀진 것은 타르와 니코틴과 일산화탄소이다.

타르는 담배를 피우고 난 후 필터에 남는 누렇고 끈적한 담뱃진이다. 타르는 강력한 발암물질로 밝혀져 있고 담배 냄새가 타르 냄새임을 감안할 때, 길을 가다가 담배 냄새를 맡았다는 것은 이미 발암물질이 내 몸 속에 들어왔다는 끔찍한 사실을 의미한다. 담배 판매량 증가 25년 후에 폐암환자도 같은 비율로 증가한다는 조사결과는 흡연 25년 후에 폐암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폐암은 수술 후에도 재발이 빈번한데, 국립암센터의 폐암환자 조사에 따르면 재발 이후 치료를 받은 흡연자의 5년 생존율은 20.5%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통계조사 결과에서 폐암의 연간 치료비는 약 6,200만원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5년간 생존하기 위해서는 3억원 이상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니코틴은 담배중독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혈관도 수축시킨다. 담배 한 모금만 흡연해도 불과 수 초만에 혈관이 수축하고, 담배 한 개비를 흡연하면 약 30분간 혈관이 수축된 상태가 된다. 그렇다면 이론적으로 담배 1갑(20개비)을 피우는 사람은 10시간동안 혈관이 수축된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즉, 아침에 눈을 떠서 첫 담배를 피우는 순간부터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혈관이 수축된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혈액순환장애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니코틴 때문에 손가락 발가락의 혈관이 수축하여 괴사하는 질병을 버거씨병이라고 하는데,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버거씨병 환자의 평균 연령이 40대 중반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릴 시기에 버거씨병에 걸린다면 그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한 가정의 행복을 무너뜨릴 수 있을만큼 막대할 것이다.

일산화탄소는 적혈구의 산소운반을 방해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다. 누구나 이미 잘 알겠지만 심장마비와 뇌졸중은 한 번 발병하면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상에서 누워지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여 대소변과 식사, 심지어 세수와 목욕조차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면 그 자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코로나19는 흡연자에게 더욱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코로나19의 침투통로가 훨씬 더 많아지고, 증상이 악화되는 사람도 14배 이상 많고, 사망하는 사람도 2배 이상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의 50대 이상의 가장들은 젊은 시절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는 더욱 가속화됐고, 지금의 2030세대는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역사상 첫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창궐한 코로나19는 그 끝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전 세계 경제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처럼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부모의 지원은 자녀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정의 가장이 담배를 끊지 못하여 결국 암이나 심뇌혈관질환에 걸린다면 자녀에게 지원은 커녕 오히려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고 그 자녀는 더더욱 가난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부디 흡연자 본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정의 행복과 자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올해는 꼭 금연에 성공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