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호·이세민·이정렬·이창환·김지영 후보 등록
비공개 원칙 불구 심사 절차 밟기전에 명단 공개돼
적임자 없으면 경찰 내부 인사 관측도…내달 선발 마무리

 

 

올해부터 경찰 조직의 수사를 총괄하게 될 ‘한국판 FBI’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초대 수장 후보 5명의 명단이 공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정치색이 두드러지는 일부 지원자의 이력이 부각됐기 때문인데 지원자 중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경찰 내부 인사를 통한 임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청은 13일 취재진의 연락에 “일각의 보도를 접하고 연락을 주신 것 같은데, 국수본부장 후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채용을 포함한 공무원 인사와 관련한 정보는 어떤 부처든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초대 국수본부장 모집 서류접수 마감(11일) 하루 만에 지원자 전원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공개됐다.

확인된 지원자는 경찰 고위직 출신 2명, ‘비경찰’ 변호사 3명이다. 우선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57·사업연수원 23기)은 국수본 출범 당시부터 본부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경찰대학장 계급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다음으로 높은 치안정감이다. 국수본부장 역시 이 계급에 해당한다. 사법시험 출신인 백 전 학장은 현재 김앤장 변호사 신분이다.

다른 경찰 고위직 출신은 이세민 전 경찰청 수사기획관(60·경찰대 1기)이다. 경찰대 1기 출신인 그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 접대 의혹을 수사하다가 좌천됐다.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정부 측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인사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이정렬 전 판사다. 그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1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카새끼 짬뽕’ 등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하는 패러디 게시물을 올린 돌발 행동의 주인공이다. 판사 재직 시절 재판부 합의 내용을 공개해 정직 처분을, 2013년 층간소음으로 이웃집과 갈등을 빚다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 100만원 형사처벌을 받기도 했다.

남은 지원자 중 이창환 변호사는 현재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김지영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교육이사 등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모에 응시한 5명은 서류 심사에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이 이들 중 적임자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해 내부 인사를 국수본부장 자리에 앉힐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국수본부장 공고문은 ‘응시자 중 적격자가 없는 경우 합격자를 선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청은 오는 15일 서류 심사 합격자를 발표하고 직무수행능력, 적격성, 공직관 등을 바탕으로 한 종합심사를 거쳐 후보자를 2~3인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경찰청장이 최종 후보자 1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한 뒤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경찰청은 다음달까지 국수본부장 선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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