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훈 동의대학교 겸임교수‘트리즈큐 창의센터 대표

‘1차 재난지원금’ 국민이 피부로 느낄만큼 ‘효과적’
한국 경제, 부채 걱정보다 소비촉진 더 중요한 시기
‘4차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방식으로 결정되길

지난 11일부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제3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있다. 그런데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두개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선별적으로 지급’할 것인지, 아니면 ‘전 국민에게 지급’할 것인지에 대한 대립이다. 선별적 지급을 주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과도한 국가부채로 인한 재정부담이 첫 번째 이유이고,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것이 두 번째 이유이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시절에 국가경제를 견인했던 주역은 수출기업이었다. 당시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출기업을 적극 지원하였고, 기업의 수익은 종업원들에게 전달되어 소비활동을 주도하였고, 이는 다시 기업의 수익으로 이어졌다. 기업의 수익이 선순환적인 경제효과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선순환 경제효과는 그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기업 종사자의 수가 급감하여 임금소득이 소비활동이 확산되는 효과는 미미하다. 또한, 과거 수출기업은 선진기술을 모방해 기술국산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재투자했으나, 현재는 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입장이 되어 투자처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쌓아두고 있는 사내유보금의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가경제 운영이 민간경제와 가장 큰 차이점은 흑자재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순환구조의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국가예산보다 2배나 되는 1,000조원이라는 자금이 정체되어 있다는 것은 경제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지금은 돈의 순환이 국가전체로 확대되어 경기활성화가 될 수 있는 정책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된다. 
이번 3차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들에게 선택적으로 지원되었다. 하지만, 작년 5월 전 국민에게 지급되었던 1차 재난지원금보다 경기 활성화의 효과는 현저히 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내가 아는 주변 상인들과 대화를 해 보아도 전 국민에게 지급되었던 작년 5월은 그나마 경기가 풀린다는 희망을 주었던 시기였다. 
여기에서 한 가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팩트가 있다. 얼마 전 KDI의 “1차 재난지원금 소비증진 효과가 30%정도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2020.12.24. KDI정책포럼, 1차긴급재난지원금 정책의 효과와 시사점) 발표가 있었다. 발표이후 국내 언론들은 재난지원금의 경제효과가 극히 미미하며 지원금의 70% 이상이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데 쓰였다고 보도했다. 경제 순환을 위해 정부가 재정지출을 했는데, 70%의 재정이 정체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보도이다. 
1차 재난지원금의 지원형태는 시한부 자금으로서 상품권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저축을 하거나 부채상환에 쓰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보도된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인 KLI가 발표한 연구결과(2020.12.30. 노동정책연구, 코로나19와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지출에 미친 영향)에 의하면 1차 재난지원금은 100% 소비활동으로 소진되었고, 추가적으로 72.1%의 소비촉진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즉, 언론 보도의 5.7배가 넘는 172%의 소비효과가 있었음을 뜻한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은, KDI의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가 소비활동에 대해서는 과소측정 되었고, 코로나로 인한 소득감소요인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바로잡고자 하는 것은 1차 재난지원금의 경제효과가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매우 효과적인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재정 고갈을 걱정하는 의견도 매우 중요하지만, 지금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촉진이 더욱 중요한 시기에 와있다. 
과거 수출기업이 경제 선순환구조를 견인했듯, 이제는 민간의 소비증진을 통해 기업의 기대수익을 높이고, 사내유보금을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현재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4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방식으로 결정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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