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삼산웨딩거리. 코로나 직격탄으로 나온 빈 점포에 새로운 업종이 들어서고 있어 웨딩거리 고유의 색이 흐려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울산신보는 소상공인의 노후화된 점포환경 개선을 위한 인테리어 비용 및 광고, 홍보비를 지원하는 ‘경영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업체당 최대 250만원까지 무상 지원하고 있다. 울산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 제공.  
 
   
 
  ▲ 웨딩거리.  
 

남구 삼산동 세이브존 뒤편 700여m의 구간에 걸쳐져 있는 울산 삼산웨딩거리. 이 곳은 웨딩홀, 촬영스튜디오, 드레스대여, 메이크업, 예물, 한복, 여행사 등이 밀집돼 있는 결혼 관련 특화거리다.
1985년부터 웨딩 관련 점포가 들어서기 시작했고, 2016년 전국 최초 웨딩 전문 상점가로 정식 등록, 이듬해에는 웨딩특화거리 준공식을 가졌다.
당시 이곳에 자리 잡은 웨딩 관련 업체는 60여곳을 달해 지역의 많은 예비부부들이 결혼 준비의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이곳을 찾았다.
전국 유일의 결혼특화거리인 탓에 한때는 예비부부뿐만 아니라 외지 관광객들도 둘러보는 명소로 이름을 알렸고 울산시와 남구청도 웨딩테마 공원과 조형물, 트릭아트 등의 시설을 만들어 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불황탓 내놓은 점포들 업종 바뀌면서 웨딩거리 의미 퇴색
하지만 코로나19가 닥치면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울산웨딩협회 초대회장을 지낸 엑소21 컨벤션 신동규 대표는 “지난해 초 만해도 다른 유명 특화거리처럼 점포가 나오기만 하면 서로 권리금을 주고 들어오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람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웨딩거리는 반짝이던 빛을 잃었다”고 말했다.
밀폐된 공간에 많은 인원이 모일 수밖에 없는 결혼식 특성상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직격탄을 맞게 된 것.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자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한 한 여행사는 야반도주를 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신혼여행을 기대하던 예비부부의 몫이 됐다.
신 대표는 “다른 웨딩관련 업체들 역시 끝없는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점포를 내놨다. 그렇게 나온 점포들은 지금껏 비어있는 상태이거나, 운 좋게 새 주인을 만나더라도 음식점이나 카페 등으로 업종이 전환, 웨딩거리 고유의 색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 문화도 바뀌면서 웨딩거리 설 자리 더 좁아져
결혼 자체를 생각하지 않는 젊은 층이 늘어나는 등 결혼 문화도 바뀌고 있어 웨딩거리의 설 자리는 더 좁아지고 있다.
결혼 예복을 맞추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한복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혼식의 주요의식인 폐백 또한 핵가족화로 절 받을 사람이 없어 생략되고 있다.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 두기에는 웨딩산업이 화훼, 미용, 섬유, 디자인, 인쇄, 식음료, 여행, 숙박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돼있어 파급효과가 큰 탓에 마냥 방치하기에는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산웨딩거리가 특색 있는 전문상점가이자 관광지로, 울산을 찾는 여행객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에 충분한 곳이지만 이를 다시 활성화 하는 게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에다 거리두기로 결혼식이 무더기 연기되면서 타 지역 웨딩업체들을 중심으로 비대면 웨딩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도 타개책이 되고 있지만 지역 업체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않고 있다.
# 노후 점포환경 개선 업체당 최대 250만원까지 무상 지원
울산신용보증재단(행복드림센터)은 소상공인의 노후화된 점포환경 개선을 위한 인테리어 비용 및 광고, 홍보비를 지원하는 ‘경영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업체당 최대 250만원까지 무상 지원하고 있다.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웨딩업계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게 신보재단의 설명이다.
지원 신청은 소상공인 행복드림센터(283-8390)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www.uhdc.kr)를 방문하면 된다.
울산신보 오진수 이사장은 “우리 울산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인 삼산웨딩거리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어려움을 조기에 극복하고, 다시 활발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입점 업체에 대해서는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다양한 지원시책을 강구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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