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기업대표들이 증인으로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에서 사상 첫 ‘산업재해 청문회’가 개최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포스코건설·GS건설·현대건설·현대중공업·포스코·LG디스플레이·쿠팡·롯데글로벌로지스·CJ대한통운 등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에서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9개 기업 대표들을 증인으로 불렀다.
최근 산재 사망이 사회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청문회가 열린 것이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날 출석한 9개 기업 소속 노동자들의 산재 승인 건수는 2016년 679건에서 지난해 1,558건으로 2.29배 증가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기업 대표들은 바짝 긴장한 채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사죄’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당초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던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겸 회장에게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웅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라며 “허리가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느냐”며 질의를 시작했다.
청문회 개최를 주도했던 국민의힘 임의자 의원도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사망한 노동자들 보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이들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최 회장은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며 “안전한 현장을 만들겠다”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포스코 노동자와 국민의 분노를 보면 회장님의 지난 3년은 실패한 3년이라고 평가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 근무 후 숨진 고(故) 장덕준 씨와 관련한 질의도 나왔다.
외국인인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는 동시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저 역시 고인과 나이가 같은 딸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인의 부모님께서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셨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한국 기업의 대표는 한국어도 하셔야 한다”고 지나가는 말로 꼬집기도 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첫 증인 발언에서 “최근 중대 사고가 많이 발생한데 대해 국민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산재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 영령에 대해 매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최근 산재 신청건수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선 “예전에는 산재가 발생한 건수를 집계했는데 최근에는 난청·근골결계 등의 재해도 집계하면서 늘었다”며 “실질적인 산재 사고가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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