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경기 불황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울산의 주력산업인 조선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지역 경제가 암울해지기 시작했고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타지로 생계를 찾아 떠나면서 인구 유출로 인한 인구 절벽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경제 불황 속에 코로나19까지 급습하면서 울산 경제가 치명타를 입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경제에 활력소가 될 동력이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지역 기관·업체들이 액화천연가스(LNG)를 이송·저장하는 선박 화물창 국산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본격 채비에 나선다고 하니 ‘가뭄에 단비'와 같다. 이를 기회로 국산화 기술개발에 속도를 가해 세계 조선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할 것이다. 국내 조선업의 장기 불황을 틈타 고개를 내밀고 있는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기술력 강화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더 이상 중국의 싼 인건비가 세계 조선시장을 선점하지 않도록 초장부터 버릇을 고쳐놔야 한다. 

울산시는 어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15개 기관과 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친환경 선박용 극저온 단열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 기반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선박용 화물창은 -163℃ 극저온 환경에서 액화한 천연가스가 온도 상승으로 기화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이다. 그런데 이 기술을 독점해 온 프랑스 GTT 기업이 LNG선을 건조할 때마다 100억원 상당 기술료를 지급받았다고 하니 국산화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지금까지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료까지 지급하는 댓가를 치르면서 속앓이를 많이 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산화가 되면 모든 것이 말끔히 해소된다는 마음으로 국산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이달 중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하는 사업에 선정되면 산자부와 공동으로 총 243억원을 투입해 동구 고늘지구에 설립하는 ‘극저온 단열 시스템 실증센터’에서 본격적인 연구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국산화에 성공하면 기술료 지급비용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럴 경우 중국과 일본보다 기술 우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이 LNG 선박 건조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잡아 나가면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코로나19 극복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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