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득 일산새마을금고 전무. MG금융경제연구소객원연구원  
 

 

호가 촘촘할수록 가격 안정성 커지나 적은 거래량에선 불안정  
인플레이션 우려에 오른 금리, 주택가격에 미칠 여파 가늠 안돼
부동산, 거래비용 많아 단기매매 어려워…전망 ‘예측불허’

 

 

‘버블도 붕괴도 확신에서 비롯된다’는데 동의한다. 불확실하고 불안하면 오히려 조심해서 현명해진다. 최근 주택시장의 거래량은 줄었다. 거래가는 대부분이 신고가이다. 거래량은 살 사람이 없거나 팔 사람이 없으면 줄어든다. 전자(수요부족)는 가격이 내리면서, 후자(공급부족)는 가격이 오르면서 거래량은 줄어든다. 즉, 시장은 매물부족을 말하고 있다. 몇 없는 매물은 신고가에 매수할 의사를 가진 사람만 시장에 동참시키다. 부족한 매물은 호가 갭(gap)을 키운다. 호가가 촘촘할수록, 거래량이 많을수록 가격의 안정성은 커진다. 적은 거래량에 커진 호가 갭은 조정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최근 가계부채규모가 1,700조에 달했다. 3월10일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중 가계대출이 6조7000억원 늘어 1003조원(은행권)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규모도 규모지만 증가율이 대단하다. 금융권 전체 대출이 9.5조 급증했고 증가율은 8.5%(금융권대출 대비)로 가파르다. 대출 규제가 많음에도 부채가 급증했다. 특히, 전세자금대출 증가가 컸다. 신학기 이사철 수요도 있었겠지만 전세금을 유동화해서 자산시장에 진입하고 있을 수 있다. 전세금까지 유동화되었다면 주택시장의 기초체력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도 금리상승위험에 노출된 것이며 금리가 낮아 위험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보통 현금흐름이 좋을수록, 즉 소득이 높을수록 위험선호도도 높다. 전세자금대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현금흐름이 취약한 2,30대의 젊은 층의 부채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소득2분위와 30대의 자산(주택,주식,비트코인 등)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들은 생활자금부담과 부채상환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비교적 재무적으로 취약하여 금리상승이나 신용위험에 크게 노출될 수 있다.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것은 인플레이션우려에서 비롯되었다. 금리는 돈의 가격이자 자산가격의 할인율이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자산가격은 비례적으로 떨어진다. 인플레이션으로 주택가격을 밀어 올릴지 오른 금리 부담으로 주택가격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미국 연준 제롬파월의장은 현재의 제로금리를 2023년까지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으며 당장 (실질)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지는 알 수 없다.)

당장은 그렇지만 향후, 추세적으로 금리가 오른다면 주택시장 참여자는 어떤 위험을 고려해야할까? 먼저, 이미 일부지역의 가격은 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금리대비 월세가 약한 주택부터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할인율이 높아지면 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즉, 월세가 매매가격대비 싼 부동산부터 투자매력을 떨어뜨릴 것이다. 다시 말하면 비교적 월세(매매가대비)가 높은 지역(지방)보다는 상대적으로 월세가 낮은 지역(서울)이 위험하고 재건축이 금리상승에 가장 취약하다. 적어도 금리 측면에서는 그렇다. 물론 대출제약으로 금리상승위험을 회피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기회비용 측면에서도 금리상승은 불리하다. 둘째, ‘영끌’(영혼까지 끌어다 쓴 대출)이 위험하다. 실수요 1주택자도 자산가격 하락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적절한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다면 버틸 수도, 싸진 선호지역으로 이사를 고려해 볼 수도, 평수를 넓혀 볼 수도 있다. ‘영끌’은 다르다. 평수를 넓힐 수도,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생각할 수도 없다. 비록, LTV(담보인정비율)가 낮다 하더라도 자산가격이 떨어지면 부채비율만 올라간다. 오른 금리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올려 오히려 만기연장이나 재대출시 대출규모를 줄여야 할 수도 있다. 맑은 날 빌려 준 우산을 비 오는데 뺏는 격이다. 현금흐름이 부족하면 당장 낮은 LTV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LTV는 금융소비자를 위한 규제가 아니다. 오히려 은행의 건전성을 지킨다. 셋째, 부채상환 방식에 따라서도 위험의 노출 정도는 다르다.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하는 방식은 그나마 이자 부분만 부담이지만, 이자만 부담하는 대출자는 금리상승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영끌은 이자만 부담하고 있을 개연성이 높고 여기에 터 잡아 현금흐름을 고려했을 것이다. 넷째, 담보대출보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 금리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한다. 마이너스 대출, 신용대출 등의 대출자들이 금리 인상으로 더욱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신용대출은 단기대출이 많아 만기연장 위험도 있다. 다섯째, 가격이 떨어지면 지역에 따라 거래가 실종될 수도 있다. 형편을 고려해 매도를 고려해도 거래가 막힌다.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가 오르는데 오히려 약한 고리는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 정보전달 속도가 워낙 빨라 가격 등락도 대칭적으로 빠르다. 결국, 부채를 줄여야하고 소득을 늘려야 한다. 지나고 보면 확신할 때가 가장 불안한 때가 많았다. 따져보면 오를 이유도 많고, 당장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이유도 많다. 부동산은 거래비용이 많아 단기매매가 어렵다. 전망을 고민한다면 금리측면에서는 오히려 개와 늑대의 시간이다.

(김중득 일산새마을금고 전무. MG금융경제연구소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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