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는 다른 데서 나오는데 왜 엄한 자영업자 영업만 제한하는 지 억울하고 답답합니다.”

울산시가 1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겠다고 발표하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졌다.

지난 1월까지 이어진 3차 대유행 이후 1.5단계로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가까스로 숨 쉴 구멍이 트이고 있었는데, 두달여 만에 또 다시 영업시간이 오후 10시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콜센터나 사우나, 기업에서 집단감염이 터졌는데, 자영업자만 피해 보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북구에서 휘트니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영동 관장은 “지난 2월까지 굉장히 힘들다가 이제 막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데 또다시 영업 시간을 줄이면 어떻게 하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관장은 “실내체육시설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도 아니고, 식당이나 카페처럼 마스크를 벗고 있지도 않은데 왜 싸잡아서 영업을 제한하는 지 모르겠다”며 “방역 지침 잘 지키면서 운영하고 있었는데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이용자들이 시간 단위로 분산되면 좋겠지만 휘트니스는 퇴근 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전체의 60%가 넘는다”며 “영업시간 제한을 두면 오히려 그 전에 운동하려는 사람들이 몰릴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도 자영업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확진자 추세를 봤을 때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일방적으로 자영업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거다.

이들은 “확진자는 콜센터나 회사에서 터져 나오는 데 제한은 자영업자만 하는 게 이해되질 않는다”, “자영업자가 동네북이다”, “회사도 강제 무급으로 몇 달 동안 문 닫으라고 해봐라. 왜 자영업자들만 매번 피해를 보냐”며 불만을 쏟아냈다.

(사)한국외식업중앙회 울산광역시지회 관계자는 “오후 10시에 문을 닫아야 하니 영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계속 심해지니 시책을 따라야하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일부 업소는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기도 하고, 또 다른 업소들은 현 상황에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포장이나 배달을 통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며 “국가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기이니 다들 같이 협조를 하려고 하지만 많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저녁에만 장사를 하는 유흥업소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김호진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울산시지회장은 영업 제한을 하더라도 업종별로 구분하고 세분화시켜 각자의 형평성에 맞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회장은 “술집은 저녁 8시부터 영업이 시작된다고 봐야 하는데 10시에 문 닫으라고 하면 영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당연히 어려운 시기에 협조는 해야 하지만 업주들이 숨이라도 쉬고 밥이라도 먹을 수 있게끔 업소 특수성을 감안해 자정까지라도 영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부산 등에서 불거진 유흥업소를 통한 감염 확산에 대해서는 울산 지역은 원스트라이크아웃제가 시행되고 있고, 방역 지침을 어길 시 지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대부분이 직원 없이 업주 혼자 장사를 하고 손님도 하루에 고작 2,3팀 오기 때문에 안심콜이나 QR코드로 방문 기록을 확실하게 체크하고, 회원들에게도 늘 강조한다”며 “아직까지 울산에서는 유흥업소에서 확진자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기업체 집단감염도 유흥업소 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감염된 직원이 업소를 방문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울산시는 지난 주말 동안 확진자가 급증하자 오는 13일 0시부터 25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흥시설, 실내 체육시설, 노래연습장, 식당·카페, 목욕장업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식당·카페는 오후 10시 이후론 포장·배달 영업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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