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 국민의힘 원내사령탑 선출이 영남과 비영남권 간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18일 울산의 4선 김기현(62·남을) 의원과 3선 김태흠(58·충남 보령서천) 의원에 이어 19일 4선 권성동(61·강원 강릉)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20일에는 3선 유의동(50·경기 평택을) 의원의 출마 선언이 예정돼 있다.

당내 과반수를 차지하는 영남권과 초선 의원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 이른바 ‘영남당’ 논란이 터져나오면서 보수 정당의 지역 기반인 영남권 출신인지, 당의 외연확장을 위한 비영남권 출신인지 논쟁이 되고 있다.

4파전 구도 속에 출마자들을 살펴보면 울산 출신이 김기현 의원에 맞서 비영남권 출신인 권성동, 김태흠, 유의동 의원 간 대립 구도가 형성될 조짐이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차기 대선의 지역적 역학과도 맞물려 있어 영남당 논란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유일한 영남권 후보인 김기현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이 PK(부산·경남) 지역 후보를 내서 승리했음을 강조하며 이 지역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을 보면 스윙보트(선거 때마다 표심이 바뀌는 성향) 지역이자 전략적 요충지는 PK였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내대표는 다른 지역에서 나와야 한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선 “전당대회 룰도, 날짜도, 후보도 모르는데 당 대표를 결정했는가”라며 “지금은 당 대표 선거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비영남권 후보들은 대선 승리를 위해선 전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 초선 의원들이 4·7 재·보궐선거 승리 후 ‘영남당 한계를 극복하자’는 여론을 형성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논리다.

권성동 의원은 “인구로 볼 때 가장 비주류인 강원 출신이 당선되면 당의 포용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의원들도 전략적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을 잡아야 한다”며 “지도부가 영남 출신 이색이면 ‘영남당’이라 얘기할 빌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의동 의원은 “여당은 원내대표가 경기 출신이고 당 대표 세 명 모두 수도권인 만큼 우리 당도 수도권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의원들의 표심을 좌우할 또 하나의 변수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거취가 꼽힌다.

윤 전 총장은 야권 잠룡으로서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만큼 당 소속 의원들은 후보들과 윤 전 총장과의 관계도 눈여겨볼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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