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이상열  
 

나의 시는 꽃잎처럼 가벼워 저울 위에 올릴 수 없네



욕망의 근수와 똥배의 잉여지방은 비례하는데

내 시는 늘어나는 계체량과 반비례 한다네

내 시의 근원은 너무 척박해

슬픔이 고일 작은 둠벙도 없었네

그러므로

감동의 무게를 저울은 절대 눈치 채지 못한다네

눈금이 가리키는 냉혹한 확신과 가벼운 시와의

관계는 서로 무관해서

저울 위에 올라가 내 가벼운 시의 무게를

사뿐히 달아 보려는 찰나

이놈의 마누라가 아이를 안고

마지막 행간에 냉큼

올라탔다네



1964년 경북 봉화생. 2005년 문학저널 신인상. 시집『손톱이 아프다』

pilwooj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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