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울산 중구 태화저수지에 원인불명으로 떼죽음 당한 물고기가 물위에 떠 있다. 우성만 기자  
 

울산 중구 태화저수지에서 물고기 수백마리가 돌연 떼죽음을 당했다. 인근 주민들은 수년 전부터 이맘때마다 물고기가 죽어나가는 광경을 목격해왔다며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계당국은 집단폐사한 물고기를 수거하는 동시에 원인 파악에 나섰다.

16일 오전 태화저수지 앞. 흰 배를 드러낸 채 저수지 수면 위로 ‘둥둥’ 떠 있는 붕어 수십마리가 발견됐다. 수풀 우거진 물가에는 물고기가 잔뜩 고여 있기도 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오전 내내 내린 비와 함께 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급한대로 뜰채로 죽은 물고기를 건져내는 모습이었지만, 축구장 5배 크기인 저수지 중앙까지 모두 정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지난 주말부터 집단폐사한 물고기가 저수지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장마철이 시작되기 전인 6~7월에 항상 저수지에 물고기들이 죽었다.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다”며 “인근 테크노파크가 들어선 이후로 그런 것인지 모를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은 “며칠 전부터 아침 산책길에 허연 게 물에 떠 있어 쓰레기인 줄 알았는데, 물고기였다”며 “특히, 떡붕어로 보이는 물고기만 죽어있어 다른 이유가 있나 싶다”고 전했다.

중구는 지난 14일 태화저수지에서 물고기 20여마리가 집단폐사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에 현장을 찾아 죽은 물고기를 처리했지만, 수일째 같은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고 당일부터 이날까지 수거된 물고기는 약 250여마리에 이른다.
문호성 울산강살리기네트워크 대표는 “최근 생긴 오토캠핑장에서 발생한 여러 오염원이 비와 함께 태화저수지로 흘러갔을 수도 있다”며 “음식물찌꺼기로 인한 부영양화 현상으로 저수지 내 산소가 줄어드는데, 그 영향이 있었는지도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구는 시료 채취 후 울산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독극물 검사 등을 의뢰한 상태다.
다만, 화학약품에 의한 집단폐사는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독극물 등에 의한 수질 오염일 경우 물고기가 하루 안에 모두 폐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최근 비가 많이 내려 수중 용존산소량이 줄어들어 폐사가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음주 중으로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태화저수지는 1945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6ha(6,600평) 크기로 조성됐다. 이후 혁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현재는 수변공원으로 이용되고 있다. 저수지 아래는 떡붕어를 비롯해 가물치, 장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태화연 오토캠핑장과 맞닿아 있고, 인근에는 정밀 기계·기술·화학 연구소가 밀집해 있는 테크노파크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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